“한부모 가정 자녀를 관심병사로 낙인찍다니…” ‘싱글맘’ 회원들 국방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

입력 2014-07-05 03:54

“사회적으로도 ‘결손가정’이라는 말을 아예 쓰지 않는데 군대에서 공식적으로 ‘결손가정 자녀’라며 낙인을 찍다니요. 말도 안 됩니다. 관심병사 기준은 달라져야 합니다.”

한국한부모연합 서울한부모회 심명옥(44·여·사진)씨는 4일 주먹구구식 관심병사 관리체계를 지적했다. 심씨는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싱글맘’이다.

심씨를 비롯한 한부모연합 회원들은 지난 1일부터 매일 오전 8∼9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부모 가정 자녀가 관심병사로 분류되는 데 항의하기 위해서다. 피켓에는 ‘오바마가 한국에 살았다면 그 또한 관심병사!’ ‘결손가정·경제적 빈곤자 관심병사 분류는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쓰여 있다. 심씨는 “부모의 이혼·재혼으로 조부모 손에서 자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한국 군대의 기준에 따르면 관심병사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군은 적응에 문제가 있는 병사를 A급(특별관리대상), B급(중점관리대상), C급(기본관리대상) 관심병사로 나눠 관리한다. 자살 계획·시도자와 사고유발 고위험자는 A급, 결손가정(한부모가정), 경제적 빈곤자(기초수급자), 성 관련 규정 위반자, 성격장애자, 구타·가혹행위 우려자는 B급이다.

이에 대해 한부모연합 회원들은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군 생활 적응 여부와 상관없이 가족의 형태나 경제적 수준 등으로 구분해 낙인찍는 국방부의 편의주의적 발상이 경악스럽다”면서 “법 개정 등을 통해 사실상 사라진 ‘결손가정’이라는 용어를 계속 쓰는 것은 국방부가 얼마나 사회변화에 둔감한 폐쇄적 공간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군 관계자는 “실제로는 상담과 관찰 등을 거쳐 관심병사 지정 여부를 판단한다”며 “문제가 된 부분을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