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동부CNI, 계열사 주식 팔아 600여억 마련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그룹의 비금융계열 지주회사 격인 동부CNI가 보유 주식을 오너 일가에 매각해 600억원대의 자금을 마련했다. 동부CNI는 이달 중 만기가 도래하는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하고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동부CNI는 4일 회사가 보유한 동부팜한농 주식 2267만8800주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녀 주원씨와 장남 남호씨에게 635억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주원씨가 335억원, 남호씨가 300억원을 매입 대금으로 지급한다.

동부CNI는 주식 매각으로 확보된 자금을 회사채 상환과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하기로 했다. 동부는 7일 200억원, 14일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남호씨 남매는 자신들이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을 대우증권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을 받아 동부팜한농 주식 매입 대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호씨는 동부화재 지분 14.06%, 주원씨는 4.0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동부CNI는 금융IT·전자재료 부문과 잔여 동부팜한농 주식 등을 매각해 부채를 대부분 상환하고 무역사업, 대외 IT 사업, 컨설팅서비스 사업으로 재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부CNI는 9월 11일 다시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