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빈 방문] 정홍원 총리 면담하며 세월호 참사 애도 표명

입력 2014-07-05 02:00
국빈 방한 이틀째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4일 여의도 국회를 예방해 접견실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왼쪽)과 면담하고 있다. 구성찬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 마지막 날인 4일 오전 오후에 각각 입법부와 행정부의 수장을 만나 한·중 교류 폭을 한층 넓히는 행보를 이어갔다. 시 주석은 국회를 방문해 역사인식 교류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공동교과서 편찬을 위한 ‘한·중·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집단자위권 행사 결정과 ‘고노 담화’ 검증 등 최근 우경화 움직임을 보인 일본의 향후 대응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그는 “이것은 3국의 정확한 역사를 세우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중·한 양국은 일본과 관련된 역사 문제에 대해 비슷한 역사적 경험과 공동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중 입법기관이 식민지배 역사 등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며 지난 8월 낸 공동성명에 대해 “매우 좋은 효과를 거뒀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과거를 잊지 않으면 뒷일에 교훈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이런 정신에 입각해 어떤 형식으로 중·한 양국 간 공동 역사관을 연구할지에 대해 중·한·일 3국은 더 많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은 이미 성공을 거두고 풍부한 성과를 이뤘다”며 자신의 첫 국빈 방한을 자평했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반드시 더 새롭고 더 큰 발전을 이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방문에 대해 각별한 소회를 내비치기도 했다. 시 주석은 “한국을 방문할 때 드는 개인적인 기분은 친척집에 드나드는 것 같다. 중·한 양국은 좋은 이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특별오찬, 서울대 강연 등 빡빡하게 짜인 일정을 소화한 뒤 곧바로 숙소인 신라호텔에서 정홍원 국무총리를 만났다. 중국 정상이 방한해 우리 측 총리까지 면담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시 주석은 정 총리와의 면담에서 양국 현안과 함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줄곧 사고 현장을 오가며 사고수습 책임을 져왔던 정 총리를 위로하기 위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