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 마지막 날인 4일 오전 오후에 각각 입법부와 행정부의 수장을 만나 한·중 교류 폭을 한층 넓히는 행보를 이어갔다. 시 주석은 국회를 방문해 역사인식 교류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공동교과서 편찬을 위한 ‘한·중·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를 설치하자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집단자위권 행사 결정과 ‘고노 담화’ 검증 등 최근 우경화 움직임을 보인 일본의 향후 대응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그는 “이것은 3국의 정확한 역사를 세우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중·한 양국은 일본과 관련된 역사 문제에 대해 비슷한 역사적 경험과 공동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중 입법기관이 식민지배 역사 등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며 지난 8월 낸 공동성명에 대해 “매우 좋은 효과를 거뒀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과거를 잊지 않으면 뒷일에 교훈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이런 정신에 입각해 어떤 형식으로 중·한 양국 간 공동 역사관을 연구할지에 대해 중·한·일 3국은 더 많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은 이미 성공을 거두고 풍부한 성과를 이뤘다”며 자신의 첫 국빈 방한을 자평했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반드시 더 새롭고 더 큰 발전을 이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방문에 대해 각별한 소회를 내비치기도 했다. 시 주석은 “한국을 방문할 때 드는 개인적인 기분은 친척집에 드나드는 것 같다. 중·한 양국은 좋은 이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특별오찬, 서울대 강연 등 빡빡하게 짜인 일정을 소화한 뒤 곧바로 숙소인 신라호텔에서 정홍원 국무총리를 만났다. 중국 정상이 방한해 우리 측 총리까지 면담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시 주석은 정 총리와의 면담에서 양국 현안과 함께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줄곧 사고 현장을 오가며 사고수습 책임을 져왔던 정 총리를 위로하기 위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시진핑 국빈 방문] 정홍원 총리 면담하며 세월호 참사 애도 표명
입력 2014-07-05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