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의 7·30재보선 공천 '스텝'이 또 꼬였다. 한 달 전 6·4지방선거 때는 광주 전략공천으로 내홍을 겪었다면 이번에는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 결정으로 깊은 후유증을 앓고 있다. 공천 때마다 당 내부로부터 조직적 반발에 부닥치는 두 대표의 취약한 리더십, 벼락치기식 공천이 부른 화다. 이면에는 두 대표와 '486'(4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의원들 간 물밑 권력투쟁도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대표가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하면서 가장 머릿속이 복잡해진 것은 486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다. 기 전 부시장과 그의 전략공천에 반발하는 허동준 예비후보 모두 운동권 출신이다. 일단 486은 둘로 갈리는 분위기다.
친노(친노무현)·정세균 계열 486 및 혁신모임은 '개념 없는 공천'이라며 전략공천 철회를 주장했다. 오영식 강기정 최재성 조정식 윤호중 홍영표 박홍근 의원 등 30명은 4일 지도부에 전략공천 재고를 공식 촉구했다. 반면 기 전 부시장이 속한 김근태(GT)계인 민평련 소속 인사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기 전 부시장도 가타부타 언급을 꺼리고 있다. GT계와 친노·정세균계 486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충돌하면 486은 분열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태로 안 대표와 486은 사이가 더욱 벌어지게 됐다. 486 사이에서는 자신들이 평소 현 지도부의 중도 노선을 비판해 왔기 때문에 두 대표가 동작을에서 분열책을 썼다는 격한 반응도 나온다. 한 GT계 인사는 "우리끼리 해결하든지 안 그러면 분열하든지 하라는 게 두 대표의 노림수"라고 말했다. 기 전 부시장을 광주가 아닌 서울로 불러올리면서 대선주자급 반열에 올라선 박원순 서울시장과 광주의 연결고리를 약화시키려 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안 대표는 지난 2일 박 시장에게 기 전 부시장의 동작을 공천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 전 부시장은 3일 공천 통보를 받고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지난달 28일에도 김 대표가 기 전 부시장을 만나 동작을 출마를 권유했으나 당시엔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 측근인 금태섭 대변인은 동작을 공천에서 탈락하고 하루 뒤 대변인직을 사임했다. 낙천에 대한 불만 표시로 풀이된다. 금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어제 안 대표로부터 전략공천 결정 얘기를 듣고 따르겠다고 했다. 대변인직 사퇴 의사도 전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가 사람을 아끼지 않는다는 인식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이슈분석-새정치연합 동작을 전략공천 후폭풍] 꼬이는 2인3각 공천 스텝… 486의원들도 갈리나
입력 2014-07-05 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