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탈세 혐의·출판사와 수익갈등 ‘안티운동’…‘구설’ 휘말린 아마존

입력 2014-07-05 03:34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이 애플과 스타벅스, 피아트에 이어 역외 탈세 혐의로 유럽연합(EU)의 조사를 받게 됐다. 아마존은 또 전자책 수익 배분을 놓고 유명 출판사와 대립해 '안티운동'에 시달리는 등 위상에 걸맞지 않은 기업윤리와 '갑(甲)질'로 구설에 휘말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가 아마존의 법인세 관련 정보를 룩셈부르크에 요청하는 등 탈세 관련 조사에 전면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EU 관계자는 "우리는 룩셈부르크가 아마존과 어떤 종류의 합의를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EU는 지난달 역외 탈세 의혹과 관련해 애플과 스타벅스, 피아트 등이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에서 국가보조금 규정에 어긋난 법인세율을 적용받았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아마존은 법인세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룩셈부르크에 본부를 두고 유럽 각 지부의 전자상거래 매출을 몰아주는 방법으로 세금을 줄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마존 유럽 본부는 유럽의 물품·재고관리와 결제를 도맡아 지난해 136억 유로(18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 영국법인은 지난 5월 전년도 법인세를 매출의 0.2%만 내고 2012년에는 법인세 이상의 정부보조금을 일자리 창출 명목으로 받아낸 사실이 알려져 영국 의회가 소비자 불매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처우도 도마에 올랐다. 미국 아마존은 최근 직원 2명이 사망하고 직원들의 노동조합 결성 요구를 묵살해 노동부로부터 실태 조사를 받았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대규모 파업이 발생했다. 업계의 혁신가로 추앙받던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회장은 최근 국제노동조합연맹(ITUC)의 온라인 투표에서 최악의 CEO로 선정됐다. 고객의 가치를 중시하는 '을'의 사업철학으로 주목받아온 아마존이 정작 자사 종업원과 국가시스템에 대해서는 '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의 횡포는 전자책 수익 배분을 둘러싼 출판사와의 갈등에서도 드러났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을 포함한 60여명의 작가는 아마존이 프랑스 아셰트 출판사 책 판매를 일부 제한한 데 항의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