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빈 방문] 韓·中 밀월에… 美·日 까칠한 속내

입력 2014-07-05 02:55
미국과 일본은 3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전례 없는 밀착을 보인 데 대해 복잡 미묘한 반응을 보였다.

미 언론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동아시아에서의 미국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반면 일본은 정상회담 공동성명 부속서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역사인식 문제가 거론된 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4일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정치문제, 외교문제화해서는 안 된다”며 “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의 문제에 최대한 노력해 왔다”고 주장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시 주석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내년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행사의 공동개최를 제의했다는 보도에 대해 “양국이 협력해서 과거의 역사를 쓸데없이 제기해 국제문제화하려는 시도는 이 지역의 평화와 협력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일단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다. 독립기념일 행사 등으로 인해 정부 차원의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악화된 한·일 관계를 활용해 미국 동맹국 사이의 유대를 해치려 하고 있다”면서 “박근혜정부 들어 한국이 대북 정책과 관련해 중국을 동반자(partner)로 보게 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을 방문한 것은 중국 중심의 지역 안보를 강화하려는 결심의 표시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