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성기철] 조윤선

입력 2014-07-05 02:45
조윤선(48) 청와대 정무수석은 정치권의 대표적 엄친딸이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까지 졸업했다.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에서 근무했으며,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겸 법무본부장을 거쳤다.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발탁으로 선거대책위 대변인을 맡으면서 정치와 첫 인연을 맺었다. 빼어난 미모와 타고난 친화력 덕분에 금방 명 대변인 반열에 올랐다.

조 수석은 2008년 18대 총선 때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으며, 곧바로 당 대변인을 역임했다. 4년 뒤인 19대 총선 때는 서울 종로 출마를 준비했으나 공천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눈에 들어 총선 선대위 대변인, 박근혜 대선후보 경선캠프 대변인, 대통령 선대위 대변인,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지냈다. 대선 유세 때는 후보를 밀착 수행했다.

지난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여성가족부 장관에 발탁됐으나 기대와 달리 존재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방미 중 여직원 성추행 사건과 일본 정치인들의 잇따른 위안부 망언에 대해 침묵을 지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가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달 청와대 정무수석에 임명되면서다. 여성으로는 사상 처음 정무수석에 기용됐기 때문이다.

조 수석은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안내하는 퍼스트레이디 대행 역할(영예수행원)을 하면서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펑 여사와 다정하게 창덕궁을 산책하는 모습이 언론에 크게 부각됐다. 사실 펑 여사 안내는 정무수석과 전혀 상관 없는 업무다. 박 대통령이 국무총리나 외교부 장관의 부인이 아닌 조 수석에게 굳이 그런 일을 맡긴 걸 보면 신임이 남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로 조 수석은 박 대통령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정무수석실 업무는 국회 및 정당 관계, 행정자치, 국민소통, 사회안전 등 광범위하다. 조 수석은 불통의 정치와 인사 실패로 위기를 맞은 박 대통령에게 서슴없이 직언하는 참모가 돼야 한다. 시중 여론을 가감 없이 전하기만 해도 성공한 정무수석이 될 것이다.

성기철 논설위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