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항일 기념식 공동 개최” 제안

입력 2014-07-04 04:07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양국 공동으로 항일 기념식을 갖자고 제안했다고 중국 관영 CCTV가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시 주석은 내년이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이고, 한국도 광복 70주년으로 같은 점에 착안, 한·중 공동 기념식을 개최하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일본의 역사인식과 관련된 문제는 단독 정상회담에서 다뤄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제안은 역사 문제를 통한 양국의 대일 공조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중국은 이미 올 1월에도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에 있는 안중근 의사 의거 표지석 주변을 ‘안중근기념관’으로 개조해 개관하는 등 박 대통령이 당초 요구한 것보다 훨씬 더 크게 화답하는 성의를 보인 바 있다. 지난해 6월 베이징을 방문한 박 대통령이 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플랫폼 바닥에 안 의사가 총을 쏜 지점과 이토 히로부미가 피격당한 지점, 저격 방향만 표시했을 뿐이었다.

중국은 또 지난 5월에는 산시성 시안의 광복군 주둔지에 표지석을 세워 달라는 요청도 흔쾌히 받아들이는 등 한국과 역사를 통한 반일 연대에 공을 들였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태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에서 5분 동안 열린 한·중 양자회담에서도 박 대통령에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과거사 인식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제훈 남혁상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