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부녀자 등 20여명 유괴 일본군 위안부로 삼았다”

입력 2014-07-04 04:23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맞춰 중국이 3일 인터넷에 일본군 위안부 관련 전범의 ‘전쟁범죄 서면자백서’를 공개했다. 일본의 전쟁 범죄 잔악성을 부각해 한·중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리밍화 중앙당안국(기록보관소) 부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전범의 중국침략 죄행 서면자백서를 오늘부터 45일간 한 편씩 홈페이지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처벌받지 않은 1017명의 일본 전범이 작성한 ‘자백서’도 정리 중이라면서 전체적으로 일본 전범이 작성한 ‘서면 자백서’가 모두 20만 페이지 분량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중앙당안국이 공개한 전범 스즈키 케이쿠라의 자백서에는 그가 1934년 6월 중국인 농민 두 명을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1945년 7월까지 무려 5000명이 넘는 중국인을 살해한 것으로 기록됐다. 제28연대장 보좌역으로 중국에서 근무한 스즈키는 1945년 제117사단장이 됐으며 1945년 8월31일 지린성에서 붙잡혀 포로가 됐다.

스즈키는 “내 기억으로 5470명의 중국인을 살해했고 1만8229채의 주택을 파괴했다”며 “아마도 실제 숫자는 더욱 많을 것”이라고 자백했다. 특히 그의 진술 중에는 1941년 안후이성 차오현에 위안소를 설치하고 20명의 중국과 조선 부녀자를 유괴해 위안부로 삼았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는 또 1942년 일본군 점령 지역에 모두 위안소를 설치할 것을 명령하고 60명의 부녀를 유인해 위안부로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스즈키의 진술은 일본군이 한반도와 중국에서 군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음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어서 사실로 확인될 경우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스즈키가 진술한 자백서에는 또 전쟁 중 안후이성의 한 가옥에 숨어 있던 약 50명의 항일군인을 “독가스를 이용해 참살했다”고 밝혔으며 “임신부 배를 갈랐다” “마을에 콜레라균을 퍼뜨렸다” “생매장 등을 통해 집단학살했다” 등의 끔찍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