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멀리 보라 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합니다. 부모는 함께 가라 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고 합니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고 학부모는 꿈을 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텔레비전 공익광고의 문구다. 이 광고를 보고 느끼는 사람들의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 자신이 두 얼굴의 부모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학부모이기 전에 부모가 돼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때가 너무 많다. 그렇다면 자녀 양육의 성경 원리는 무엇일까.
최근 ‘아파하는 부모에게 주는 하나님의 쪽지’(도서출판 대서)를 펴낸 한만오(53·사진) 백석대 기독학부 교수는 자신의 프레임으로 자녀를 교육시키면 종국엔 실패하고 만다고 말한다. 그는 “부모는 자녀를 자신이 원하는 사람으로 양육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으로 양육하는 위임자일 뿐”이라며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유물이요, 선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하나밖에 없는 딸을 성경적으로 가르치지 못한 것을 뒤늦게 후회했다.
또한 딸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한 코스대로 딸의 미래를 그려온 것도 뉘우쳤다. 한 교수는 딸에게 대학교수가 되는 길을 안내했지만 정작 딸은 원치 않는 분야이다. 딸의 꿈은 항공사에 취직하는 것이고 장래에 고아원을 운영하는 것이다. 한 교수는 딸이 결혼 후 좋은 부모가 되길 바라는 뜻에서 그동안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책을 엮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좋은 부모의 리더십 6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첫째, 비법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자녀를 교육하라고 권한다. 대부분 부모는 자녀 교육에 성공한 부모의 자녀 교육 비법에 목숨을 걸다시피 한다. 그는 자녀 교육 방법은 천차만별이기에 잘못된 자녀 교육 비법이 자녀를 망치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교수는 두 번째로 좋은 습관을 지닌 자녀로 키우라고 제시한다. 자녀는 부모의 영향권 안에서 부모의 행동과 태도, 습관 등을 보고 배우고 따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좋은 부모는 자녀에게 좋은 습관을 유산으로 남기는 부모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습관은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열쇠이며 사람의 행동 중 99%는 습관에 영향을 받고, 그 습관 속에서 자질이 조금씩 길러진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마땅히 걸아야 할 그 길을 아이에게 가르쳐라 그러면 늙어서도 그 길을 떠나지 않는다.”(잠 22:6)
세 번째로 한 교수는 자녀를 존중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자녀는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존중받기를 원하고 있다. 부모로부터 존중받고 자란 자녀는 배우자를 존중하고, 자녀도 존중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존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네 번째로 한 교수는 정비사처럼 양육하는 부모가 아니라 정원사와 같은 코치형 부모가 되기를 바란다. 정비사처럼 자녀들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면 결국 자녀가 건강하지 못한 채 성장하게 돼 부모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어른아이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코치형 부모는 자녀가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더 잘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훈련하며 격려한다. 결국 이런 자녀는 자기 주도적으로 꿈을 세우고 미래를 행해 나아가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로 한 교수는 자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고 권면한다. 자녀 교육의 기초와 시작은 자녀와 신뢰를 쌓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좋은 관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교수는 부모로서 혹은 부부관계에서, 친인척 관계에서, 이웃과의 관계에서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이 있다면 부모가 사람들과의 관계를 먼저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태도를 보이라고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좋은 부부관계와 균형 잡힌 부부 역할을 하라고 강조한다. 행복의 시작과 기초는 가정이기 때문이다. 가정의 행복은 두말할 필요 없이 부부관계가 좋아야 한다. 진짜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은 부부의 역할을 각각 잘하는 가정이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자녀를 사육하지 말고 말씀으로 양육하라
입력 2014-07-05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