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펑 여사 “젊은시절 남편 ‘별그대’와 똑같다 생각”

입력 2014-07-04 03:41 수정 2014-07-04 20:2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국빈방문한 부인 펑리위안 여사(오른쪽)가 3일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과 함께 창덕궁 경내를 둘러보고 있다. 펑 여사가 선보인 아이보리색 정장은 중국 전통복장인 ‘치파오’를 변형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사진공동취재단

중국의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방한 첫날 '소프트 외교'를 펼쳤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3일 국빈 방문한 펑 여사는 한중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창덕궁을 찾아 한국 전통문화 체험에 나섰다.

펑 여사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은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나선화 문화재청장 등의 영접과 안내를 받으며 30여분간 창덕궁을 둘러봤다. 인정전과 부용지의 영화당, 조선시대 과거를 보는 장소였던 춘당대 등을 돌아보며 우리 궁궐 고유의 미에 관심을 표명했다.

나 청장이 창덕궁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는 "아름답다" "창덕궁을 잊지 못할 것" 등 감탄사를 연발했다. 또 인정전에 달린 최신 조명을 보더니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조화롭게 연결돼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펑 여사는 특히 한국 드라마 '대장금'을 거론하며 한류 드라마를 통해 양국 젊은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대장금을 여기서 찍었느냐"면서 "대장금 (촬영장)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수석도 출세와 관련된 중국 고사 등용문(登龍門) 등을 인용하며 호응을 이끌어내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조 수석이 "펑 여사 덕택에 날씨가 좋다"고 말하자 펑 여사는 "박근혜 대통령 덕"이라고 답했다.

선물도 고궁과 관련 됐다. 우리 정부는 펑 여사에게 부용지 모습을 담은 패와 조각보 스카프를 선물했다.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병따개도 선사했다.

조 수석이 "시 주석은 '별', 펑 여사는 '꽃' 글자 모양의 병따개를 쓰라"고 권하자 펑 여사는 "나도 별에서 온 그대를 찾으면 좋겠다"고 농담조로 답해 주위는 웃음바다가 됐다.

펑 여사는 이후 "딸과 함께 시 주석의 젊은 사진을 보며 '별그대' 주인공 도민준과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고 조 수석은 전했다. 펑 여사는 연꽃을 얹은 흰 접시, 자금성 궁궐 그림을 담은 실크지를 선물했다.

펑 여사는 창덕궁을 방문할 때는 흰색 스커트 위에 치파오(중국 전통 의상)를 개량한 같은 색의 롱 재킷을 입고 진녹색 꽃 모양의 브로치로 장식했다. 여기에 하얀색 클러치 백과 연녹색 통굽 하이힐로 기품 있는 퍼스트레이디 룩을 완성했다.

앞서 성남 서울공항에 내릴 때는 그린 계열의 나염 블라우스에 크림색 레글런 볼레로 재킷, 검정 H라인 스커트로 한껏 멋을 냈다.

펑 여사는 시 주석의 해외 순방을 동행할 때마다 화려한 패션과 세련된 매너를 선보여 외신들로부터 세계를 매료시킬 소프트 파워라는 극찬을 들었다. 지난해 미국의 연예 전문지인 배니티페어는 펑 여사를 세계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하기도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