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1곳 문 열면 동네 슈퍼 22곳 문 닫는다

입력 2014-07-04 03:40
대형마트 한 곳이 개점하면 소규모 슈퍼마켓 22곳과 식료품 소매업체 20곳 정도가 문을 닫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성낙일 서울시립대 교수와 권태구씨는 한국은행이 발간하는 경제분석 최근호에 이런 내용이 담긴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 진입과 소매업종별 사업체 수의 변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2000년부터 2011년까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문을 연 뒤 시·군·구별 소매업체 수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대형마트 한 곳이 문을 열면 지역 내 소규모 슈퍼마켓은 22.03곳, 재래시장 등에 주로 있는 식료품 소매점은 20.10곳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매업 사업체 수 역시 83.30곳 감소했다. 소규모 슈퍼마켓과 식료품 소매점 감소 숫자는 해당 지역 내 소규모 슈퍼마켓 평균값(418곳)의 5.3%, 식료품 소매점 평균값(444곳)의 4.5%에 해당한다.

대형마트보다 덜하지만 SSM의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SSM 한 곳이 늘면 소규모 슈퍼마켓은 6.84곳, 식료품 소매점은 8.09곳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진출 점포 형태와 지역에 따라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있었다. 대형마트가 식료품 소매점 감소에 미친 영향은 서울·광역시 등 7개 대도시 외의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반대로 SSM의 경우에는 이런 영향이 7개 대도시 지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성 교수 등은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진입 및 영업 규제가 영세 소매업체 보호라는 정책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