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교회엔 초기 선교사들 섬김 정신 절실”

입력 2014-07-04 02:47
한국교회의 분열과 대립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130년 전 한국에 처음 복음을 전한 선교사들의 청교도적 사역과 복음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국내 신학자들이 강조했다. 이들은 당시 선교사들이 행동으로 보여줬던 연합과 섬김, 순수한 복음에의 열정이 현재 한국교회에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인 김재성 박사는 3일 한국교회연합이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주최한 한국기독교선교 13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최근 세월호 참사와 교회 분열 등으로 인해 기독교가 신뢰를 잃어버리는 참담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한국 초기 기독교 선교 당시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130년 전에 우리나라에 온 알렌 선교사의 행보를 교회가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알렌 선교사에 대해 “하나님께서 구한 말 도탄에 빠진 우리 국민을 구하기 위해 섭리적 차원에서 보낸 분”으로 규정했다. 의사이자 공무원인 알렌은 불행한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봤으며 1900년대 초 한국의 주권이 박탈당했을 때 이를 반대해 국내에서 쫓겨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강했다. 게다가 알렌은 공무원이면서도 받은 봉급을 전부 선교활동에 쓰고 복음전파에 앞장섰다.

김 박사는 알렌을 비롯한 초기 선교사들의 협력과 섬김의 정신에도 주목했다. 그는 “초기 내한한 선교사들은 교회를 세우고자 선교활동을 하면서도 교파 간에 연합했으며 성경번역, 선교지 지역분할, 문서선교 등 다각도로 협력하면서 아름다운 섬김의 전통을 한국교회 신앙에 뿌리내리게 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는 분열과 세속화 등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김 박사는 “예수님의 행하심과 가르침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며 “복음 앞에 우리 마음을 내놓고 순종한다면 하나님이 우리 민족에게 다시 한번 축복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한 숭실대 명예교수도 윌리엄 베어드라는 초기 선교사의 발자취를 더듬으면서 “청교도적인 신앙 회복을 통해 한국교회의 부흥을 다시 이루자”고 당부했다. 그는 에큐메니칼적 교류도 중요하지만 베어드 선교사처럼 뜨거운 신앙 열정이 지금의 교회에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한국교회가 혼돈에 빠진 것은 초기의 순수 복음 신앙을 잃어버렸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