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일 정상회담은 한·중 양국이 명실상부하게 성숙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지향하게 됐음을 보여준다. 특히 시 주석의 이번 국빈방문은 한·중 양국 관계에 새 지평을 연 기회이자 이정표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양자 차원의 첫 단독 방문국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1992년 양국 수교 이후 역대 중국 정상의 한국 단독방문도 처음이다.
◇한·중 4대 미래동반자 개념 첫 제시=우선 양국 정상이 회담 직후 채택한 공동성명에는 두 나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방향성이 제시됐다. 특히 이번 성명에는 양국이 지향해야 할 4대 미래동반자 개념이 구체적으로 처음 제시됐다. ①공동발전 실현 ②지역평화 기여 ③아시아 발전 추진 ④세계 번영 촉진 동반자 개념이다.
공동성명에는 이를 위한 방향성도 제시했다. 양국 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각 레벨에서 공동 관심사 및 중장기적 문제를 수시로 논의하고, 창조와 혁신을 통해 전략적 경제통상 및 산업 협력을 확대한다는 의지도 성명에 포함됐다. 또 쌍방향 인적·문화적 교류를 통해 양국민 간 정서적 유대감을 심화해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지역 및 국제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의 폭과 깊이를 확대, 심화시켜 한·중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자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략적 정치·안보 협력도 강화=두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간 전략적 차원의 정치·안보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정상 간 상호 방문은 물론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고위 전략대화를 정례화하고 국방 분야 고위급 교류 및 핫라인도 조속히 개통한다는 데 합의했다. 외교장관 연례 교환방문도 정착시키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와 민간이 참여하는 1.5트랙 대화체제를 설치키로 했다. 이는 양국이 경제 분야는 물론 정치·안보 분야에서도 협력관계가 공고히 구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미래동반자 차원에서 양국 젊은이들의 교류도 새로 추가됐다. 양국은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 설정 차원에서 '한·중 청년지도자 포럼'을 개최해 연간 100명의 상대국 청년지도자들을 초청하기로 했다.
◇인적·문화적 교류 대폭 확대=이른바 '인문 유대'를 대폭 강화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우선 양국은 내년을 '중국관광의 해', 2016년을 '한국관광의 해'로 지정해 2016년까지 인적교류 1000만명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인 관광객은 국내 면세점, 백화점, 호텔 등의 최대 소비자로 꼽힌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의 경우 매출의 30%를 중국인이 차지할 정도다. 실제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초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중화권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여행비용은 2204.5달러로 수위를 차지해 '큰손'임이 입증됐다. 정부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관광객 유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중 간 영사협정이 2002년 공식협상을 시작한 지 12년 만에 체결됐다. 협정에는 상대국 국민이 체포·구금됐을 때 본인이 요청하지 않더라도 4일 이내 영사기관에 통보하고, 영사접견 신청 시 4일 이내 접견을 보장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판다 공동 연구, 교육·여성·문화재 교류 역시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한·중 정상회담]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 새 지평을 열다
입력 2014-07-04 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