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초저금리 기조 유지를 재차 천명했다.
옐런 의장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국제통화기금(IMF) 세미나에서 “미국 금융시스템이 (자산 거품으로)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현재로선 금융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통화정책의 초점을 물가 안정과 고용 확대로부터 벗어나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금융 안정 리스크를 다루는 수단으로서는 심각한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일각에서 나타나는 자산 거품 조짐 때문에 연준이 당장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임을 강한 어조로 확약한 것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달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초저금리 기조 덕분에 미국 주식·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학계와 시장 일각에선 “자산 거품이 형성돼 새로운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경고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초저금리 정책은 투자자들을 ‘현실과 유리된 행복감’과 ‘잘못된 안정감’에 빠져들도록 만든다”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에 금리 인상 고려를 촉구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강경파)였던 제레미 스타인 전 이사도 과도한 자산 거품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옐런 의장은 금융 안정을 위해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고용 사정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적절치 않으며, 대출 규제나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등의 거시건전성 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옐런 의장은 정책 변화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세미나 연설 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함께한 질의응답에서 “그렇다고 통화정책을 (금융 안정 수단에서) 완전히 배제하자는 뜻은 아니다”면서 “금융 불안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선 예외적으로 동원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옐런 의장 “초저금리 기조 유지”
입력 2014-07-04 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