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3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갔다.
유력한 당권 주자인 서청원 의원은 현 여권의 정치적 텃밭인 경북을 찾아 작심한 듯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호소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서 의원은 구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당 대표는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견인하는 역할 외에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집권 2, 3년차가 국가 개조와 발전에 중요한 기점이기 때문에 저는 지금 아무 욕심이 없다”면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정치를 떠나는 날, 저도 떠나겠다는 것”이라고 말해 각별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조문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김무성 의원은 “새누리당의 정치 적폐를 청산해 자생력 있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은 선거 때마다 박 대통령에게 의존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왔다”면서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책임당원 명부로 여론조사를 해보니 (내가) 다소 많이 나온다”면서 “전대 1, 2위 표 차이가 작게 나면 또다시 당에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돼 안정적인 당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홍문종 의원은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있는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출정식을 갖고 “새 바람을 원하는 당원들의 뜻이 내게 쏠리기 시작했다”면서 “몽골 기병처럼 변방이 중심을 이기는 새로운 역사를 이루자”고 당부했다.
비주류인 김영우 의원은 국회 환경미화원들과 함께 국회 주변을 청소하며 출정식을 대신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로 환경미화원 아들 출신 김영우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후보등록은 총 9명이 했다. 제비뽑기를 통해 김태호 1번, 김무성 2번, 이인제 3번, 박창달 4번, 김을동 5번, 홍문종 6번, 김영우 7번, 서청원 8번, 김상민 9번으로 배정됐다.
구미=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서청원 “朴 정부와 운명 같이” 김무성 “정치 적폐 청산할 것”
입력 2014-07-04 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