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18명 강제 북송 위기

입력 2014-07-04 03:58

한국행을 희망하던 탈북자 18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북송 위기에 처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탈북자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대표 이애란·사진)은 “지난달 19일쯤 중국 옌지에서 8명, 투먼에서 3명 등 모두 18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모두 북·중 국경지역으로 이송됐다”며 “이들은 제삼국을 거쳐 남한으로 오려고 준비 중이었기 때문에 북한으로 송환되면 처형을 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민연합은 또 “이 과정에서 50대 한국인도 체포됐다”며 “이 사람은 대한민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데도 중국 공안이 15일째 강도 높은 심문을 하며 벌금을 내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송 위기에 처한 탈북자들은 북한 여러 지역에서 출발해 한국인과 조선족들의 도움을 받아 중국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20∼30대 형제 2명은 먼저 탈북한 어머니가 남한에서 기다리고 있다. 남편 등 가족이 기다리는 30∼40대 여성과 아기도 있고, 네 살인 남자아이 등 탈북 고아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애란 대표는 “같은 탈북자로서 마음이 아프다”며 “오늘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이 문제를 논의해 이들이 인도적 차원에서 석방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한국행을 돕던 P선교사는 “탈북자도 헌법상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인데 왜 중국이 강제 북송하도록 방관하느냐”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탈북자 강제북송 저지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합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 탑골공원 등에서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정책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