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무엇을 해야 합니까?

입력 2014-07-04 02:15

세월호 참사는 우리 시대의 십자가입니다. 회개의 상징이요 구원의 상징이 돼야 합니다.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11명이 하루빨리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해 부끄럽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일본에서 수명이 다한 낡은 배를 구입해서 더 많은 승객을 태우고 더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개조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관청과 유관기관들도 눈감아 주었습니다. 세월호 사고는 돈과 이권으로 결탁한 세상이 빚어낸 대참사입니다. 믿었던 구조대는 좋은 장비를 갖추고서도 단 한 명을 구조하지 못했습니다. 자녀들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우리는 슬픔과 무력감에 짓눌렸습니다. 또한 자녀를 죽이는 사회가 된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마음에 찔렸습니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는 물음 앞에 서 있습니다.

주님께서 성령을 주신 목적은 “내 증인이 되라”는 것입니다. 제자들에게 세상 어디에서나 어떤 상황에서나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증언하는 삶을 살라는 바람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영을 받은 주의 제자들은 변화했습니다. 영이 새로워진 제자들이 세상에 나온 것은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증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무력하게 죽임을 당한 예수님의 제자임을 감추려 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을 죽인 예루살렘 성전의 지도자들과 유대인들을 배척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담대하게 외쳤습니다. “여러분은 그를 무법자들의 손을 빌려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당신들이 예수를 죽인 살인자라고 당당하게 말한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사람들은 마음이 찔렸습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형제들이여,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베드로는 당당하게 대답합니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용서를 받으십시오.”(행 2:38) 다시 말하면 ‘마음을 돌이켜라! 그리고 당신들의 죄를 용서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으라’는 말입니다. 지금까지 그들은 예수는 죽임을 당해도 마땅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 마음에서 돌아서라, 돌아서서 예수가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임을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는 것은 곧 가난한 사람을 얕잡아보고 죄인으로 단죄했던 그 강퍅하고 교만한 삶이 잘못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그 찔림 앞에 서 있습니다. 세월호는 돈과 탐욕을 따라 살고 있는 우리의 죄를 찌르는 창이 되고 있습니다. 세월호는 우리의 죄를 잊지 않게 해주는 형틀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찌르고 있습니다. 왜 교회를 찌르고 있습니까. 교회가 사람들을 죽이는 죄를 멈추라고 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돈과 탐욕을 내려놓는 일에 솔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령을 받았다는 오늘의 주의 제자들이 세상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 세상은 교회에 묻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제자들이 돌이켰을 때 세상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우리 주의 제자들이 돌이키지 않는다면 누가 돈을 사랑하고 탐욕을 내세우는 세상을 바꿀 수 있겠습니까. 주의 제자들인 우리가 새로워져야 합니다. 돈이 아닌 생명을, 경쟁이 아닌 사랑을 선포하신 주의 말씀으로 새로워질 때, 새 하늘과 새 땅을 선물로 주실 것입니다.

박승렬 서울 한우리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