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한컷] 숲속 시냇물 위에 놓인 다리 같은 집… 생태 건축 한눈에

입력 2014-07-04 02:06
오스트레일리아 애시번의 작은 숲 속. 이곳에 강철 외장을 뽐내는 특이한 형태의 집이 세워졌다. 그럼에도 시냇물은 여전히 흘렀고 건축으로 인해 나무나 풀이 다치는 일은 없었다. 비결은 뭘까. 바로 이 집에 붙여진 이름 ‘브리지 하우스(Bridge House)’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건축가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철골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위에 기다란 직사각형 건물의 집을 올렸다. 집은 마치 시냇물 위에 놓인 다리 같다.

이 책은 숲 속의 작은 집, 생활공간으로 바꾼 1800년대 농가 등 42개 주택을 소개한다. 주택들은 하나 같이 건축가의 가치관과 이를 반영한 설계가 자연 훼손이 따를 수밖에 없는 건축 행위의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 가는지 보여준다. 안락하고 현대적인 동시에 환경을 훼손시키지 않는 공간을 탄생시키는 아이디어들이 놀랍다.

단순히 실내·외 공간과 설계도만 소개하지 않는다. 설계자와 건축가들이 건물의 존속 기간 동안 남기게 될 ‘생태발자국’을 어떻게 고려해 지었는지도 설명한다. 생태발자국은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자원과 배출하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토지면적으로 환산한 수치다. 재활용된 구조물로 지은 집, 자연광이나 맞통풍을 이용해 열과 전기 사용을 줄인 집 등이 대표적이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