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엔진 기술 유출 포착… 檢, 설계업체 연구원 등 수사

입력 2014-07-03 02:03 수정 2014-07-03 10:07
검찰이 현대자동차 엔진 관련 주요 기술 일부가 외부로 유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2일 알려졌다. 검찰은 유출된 기술이 중국 등 해외 업체로 건네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서영민)는 국내 엔진 설계기술 업체인 B사 연구원 심모씨 등 2명이 올 초 현대차 엔진 관련 주요 기술을 빼돌린 혐의(부정경쟁방지보호법 위반)를 포착하고 전날 해당 업체 본사와 관련자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이 빼돌린 기술은 실린더 밸런스 개선자료 등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기술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린더 밸런스 개선자료는 실린더 간 움직임을 동일하게 맞추는 기술로 엔진 출력을 높이기 위한 핵심 기술로 알려졌다.

B사는 환경부 녹색인증을 받은 ‘저공해 LPG 엔진 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이 148억원에 달했다. B사는 국내 모 대학 자동차 내연기관 연구소 동문들이 설립한 업체다. 현재 해당 대학 교수와 중국 국적의 류모씨 등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검찰은 동문 출신의 현대차 연구소 소속 관계자가 기술 유출에 가담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현대차는 2009년에도 직원이 자동차 엔진 안전성 검사장비 관련 기술 특허권을 유출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검찰은 또 B사 대표 김모(52)씨가 심씨 등과 함께 한국GM의 엔진기술을 중국 자동차 업체에 유출한 흔적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빼돌린 기술은 한국GM 엔진설계 기술표준자료 9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한국GM에서 퇴사하면서 해당 기술을 유출해 몰래 보관해 오다가 2011년 중국 자동차 제조회사 3곳으로부터 엔진개발 사업을 의뢰받고 이를 무단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엔진 관련 기술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있어 해당 업체를 압수수색했다”며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기술을 빼돌렸는지는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전웅빈 문동성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