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쉬웠던 6월 모의평가… 영어 만점받아야 1등급

입력 2014-07-03 02:18 수정 2014-07-03 10:07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은 역대 가장 쉬운 시험이 될 전망이다. 수능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난달 모의평가가 역대 수능과 모의평가를 통틀어 가장 쉬웠다. 이 같은 ‘쉬운 영어’ 기조는 수능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이럴 경우 한 문제만 틀려도 1등급을 받기 어려워져 변별력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일 공개한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영어 만점자는 무려 5.37%(3만1007명)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영어 사교육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영어 영역을 쉽게 출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지만 지나치게 쉬웠다. 물수능 논란을 빚었던 2012학년도 만점자 비율 2.67%의 두 배를 넘어선 수치다.

특히 표준점수 최고점(126점)이 바로 1등급 커트라인이 됐다.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고 한 문제라도 틀리면 2등급이 된다는 의미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전체 평균 대비 상대적 위치를 알려주는 점수다.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을 경우 최고점이 낮아진다. 이번 6월 모의평가 영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표준점수 도입 이래 가장 낮았다.

평가원 관계자는 “정부의 쉬운 영어 정책에 따라 빈칸 추론문항 문제, 지문길이, 지문추상도를 줄인 결과”라며 “현재로서는 쉬운 영어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교육부 관계자는 “(쉬운) 정도의 차이, 일정 요건 정도의 난이도를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어느 정도가 적정한 수준인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6월 모의평가가 지나치게 쉬웠으므로 일정 부분 난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입시업체들은 수능 영어의 난도를 6월 모의평가보다는 조금 어렵게, 역대 수능에서는 가장 쉽게 출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능 변별력을 고려해 다른 과목에서 어렵게 출제되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전망하기도 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수능에서) 다소 어려워지더라도 만점자 비율이 4∼5% 선으로 예상돼 매우 쉬울 것”이라며 “영어 만점을 받고도 정시에서 서울 중상위권 대학 진입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수학 변별력이 크게 높아져 수학에 대한 학습 부담이 커지고, 영어도 ‘틀리지 않는 공부’를 해야 하므로 학습량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