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27)가 또다시 아르헨티나를 구했다. 메시는 조별리그 3경기까지 포함해 4경기째 ‘맨오브더매치(MOM)’에 이름을 올렸다.
아르헨티나는 2일(한국시간) 스위스와의 16강전에서 연장 후반 13분 문전으로 쇄도한 메시의 패스를 앙헬 디 마리아가 골로 연결하면서 1대 0 승리를 거뒀다. 조별리그부터 메시에 철저히 의존한 경기를 이어온 아르헨티나는 또다시 메시 덕분에 가까스로 8강에 진출했다.
오트마르 히츠펠트 스위스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메시를 어떻게 막는지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예상대로 메시는 스위스 수비진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메시가 공을 잡으면 3∼4명의 수비수가 따라붙어 압박했다. 그래도 메시는 재빠른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돌파하거나 감각적인 패스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등 고군분투했다. 또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긴 했지만 두터운 수비진을 뚫고 날카로운 슈팅을 몇 차례 날리기도 했다. ‘원조’ 앞에서 ‘알프스의 메시’로 불리던 제르단 샤치리는 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메시 외의 선수들이 문제였다. 메시가 막히자 제대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심지어 메시의 결정적인 패스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메시는 전·후반 동안 찬스를 7번이나 만들었지만 다른 선수들이 허무하게 무산시켰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고, 결국 메시가 해결사로 나섰다. 연장 후반 13분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 아크 부근까지 침투한 메시는 오른쪽에서 달려들던 디 마리아에게 패스해 결승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MOM으로 선정된 메시는 “솔직히 내가 받을 자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내게 패스가 와서 홀로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운 좋게도 디 마리아를 발견했고, 그가 마무리를 잘했다”며 기뻐했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브라질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뽑혔다. 실제로 조별리그 전승을 포함해 4연승을 달리며 8강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메시 외에 세르히오 아구에로, 곤살로 이과인 등 걸출한 공격수들이 모두 부진한 데다 수비 역시 조직적이지 못해 앞으로의 행보에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원맨팀’ 아르헨티나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장지영 기자
역시 메시!… 아르헨티나 또 구했다
입력 2014-07-03 03:48 수정 2014-07-03 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