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잇달아 중국 내 배터리 생산시설 건설 계획을 발표하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LG화학은 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중국 난징시 정부와 전기차 배터리 공장 진출을 위한 투자 등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G화학은 오는 9월 난징시 신강 경제기술개발구 내에 연간 전기차 10만대 이상에 공급이 가능한 배터리 공장 건설에 착수, 2015년 말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LG화학은 난징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중국 내 생산 물량만으로도 2020년까지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권영수 전지사업본부장은 “중국 진출을 통해 미래 시장 선점 기반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며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되는 2016년 이후에는 경쟁사가 감히 넘볼 수 없는 확실한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도 지난 1월 중국 산시성 시안시 청사에서 산시성 정부, 안경환신그룹과 함께 현지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3자 MOU를 체결하고, 향후 5년간 약 6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내년 가동을 목표로 올 하반기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인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시작한다. 삼성SDI 관계자는 “시안 공장을 중국 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라며 “제일모직과 통합해 세계 1위 소재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이를 전기차 관련 차세대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월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베이징베스크테크놀로지’를 설립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SK이노베이션은 올 하반기까지 중국 현지에 전기차 1만대분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2017년엔 생산 규모를 2만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합작법인을 교두보 삼아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중국에 공을 들이는 것은 향후 중국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는 배터리 업체가 세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와 공해 등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를 500만대 보급하고, 보급 시범도시를 확대하는 등 전기차산업 육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7년까지 베이징시에 1만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보급키로 하는 등 친환경차 시장 성장을 위한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놓고 벌이는 승부 결과는 향후 배터리 시장 전체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진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전기차 배터리社 “대륙 잡고 세계로”… 中시장 선점 경쟁
입력 2014-07-03 03:40 수정 2014-07-03 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