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독교 정서 이기려면 기독인들 도덕적 수준 높여야”

입력 2014-07-02 03:27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오른쪽)가 1일 서울 강남구 예장합동총회 회관에서 열린 국가종교편향 대책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반기독교 정서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교회와 기독교인의 도덕적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총회장 안명환 목사)가 1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총회 본부에서 개최한 ‘국가종교편향 대책 세미나’에서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종교편향 논의에 앞서 한국교회가 도덕적 권위 회복 노력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 날 ‘개혁주의 사회윤리와 한국 장로교회의 책임’이란 주제로 발제한 손 교수는 정의와 부패척결,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한 개혁주의 신학자 칼뱅의 사상을 소개한 뒤, 이와 상반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질타했다. 그는 “(개혁주의 사상에 따르면) 세력이 커질수록 책임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교회는 그러지 못해 세속화가 됐다”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와 언론의 편향된 시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돈 등 세속적인 것에 대한 욕심을 줄여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어 “한국사회는 높은 자살률과 탈세율, 낮은 행복지수와 사회 투명성 지수 등 도덕적 후진국”이라며 기독교에도 그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사회의 도덕적 수준은 그 사회 ‘지배 종교’가 책임져야 하는데, 한국사회의 실제적 지배종교는 기독교라고 할 수 있다”면서 “기독교의 주류를 이루는 개혁주의 장로교가 사회의 도덕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의 자유와 기독교의 정체성’이란 주제로 발표한 주대준 카이스트 교수는 청와대 경호차장 재직 시절 종교편향 논란에 휘말렸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때 경호차장으로 있으면서 종교편향을 보였다는 공격을 받았다”면서 “20년 전부터 청와대에서 신우회 활동을 했고 각종 비리를 근절하자는 맥락에서 신앙 이야기를 했는데도 부당하게 공격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주 교수는 “그래도 크게 억울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서 “어차피 진실은 밝혀지고, 성도라면 손해 보는 것 같아도 기도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설혹 억울한 일이 있어도 타종교를 감싸는 모습을 보이고 타 종교인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언론과 인터넷 여론의 반기독교 정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언론들의 종교차별적 보도행태와 기독교에 대한 인식 왜곡에 (대한) 대응’이란 주제로 발제한 이억주 한국교회언론회 대변인은 “절대 다수의 목회자와 장로가 잘 하고 있음에도 언론은 일부만 들어 동네북처럼 한국교회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며 “불교나 천주교처럼 매스컴 담당을 만들어 잘못된 사실은 적극으로 정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