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커져도 한 손으로 쓰기에 편한 사용자경험(UX)이 필요해요.” “비디오 콘텐츠를 싼값에 공동구매할 순 없을까요?”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서비스 메뉴를 구성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30일 서울 마포구 LG유플러스 상암사옥 회의장에서는 젊은 정보기술(IT) 소비자들의 스마트폰·인터넷TV(IPTV) UX 평가와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이동통신·IT 트렌드에 관심 있는 대학생들로 구성된 ‘캠퍼스 UX 서포터스’를 뽑아 이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UX를 연구 중이다. 스마트폰과 IPTV가 보편화되면서 서비스 UX가 생활의 편리함을 좌우하게 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인 셈이다. 이동통신사나 스마트폰 제조사의 UX 연구는 대부분 사내 임직원 중심으로 이뤄지거나 단기간 소정의 보상을 받고 서비스 평가를 해주는 일반인 그룹을 통해 진행된다. 그러나 캠퍼스 UX 서포터스는 1년 동안 2∼3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여 그간 사용한 서비스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어떤 UX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견을 가감 없이 제시한다.
이날은 지난 3개월간의 서포터스 활동과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워크숍이 열렸다. LG유플러스가 이달 출시한 ‘유플릭스 무비’ 등의 비디오 서비스 리뷰와 아이디어에 대한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몸 풀기로 ‘영상’이라는 단어를 듣고 떠오르는 낱말 쓰기, 주어진 사진을 보고 서비스와 관련된 단어 떠올리기 등이 진행됐다. ‘앱세서리’ ‘영상제작’ ‘커스터마이징’(맞춤 서비스) ‘일상’과 같은 단어들이 나왔다. 사람이 지폐를 들고 있는 사진이 나타나자 참여자들은 주문형비디오서비스(VOD) 구매과정의 번거로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이디어 토론 시간에는 ‘세상에 없는 비디오 서비스’에 대한 회의와 발표가 이뤄졌다. 정유선(23·여)씨는 “TV를 통해 멀리 계신 부모님의 건강 상태, 시청 기록 등을 파악해 오랫동안 TV가 켜지지 않았을 때와 같은 위험 상황을 알려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재(26·여)씨는 “스마트폰의 사용자 데이터가 IPTV와 공유돼 평소 관심사에 따라 IPTV에서 콘텐츠를 추천해 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시각디자인, 미디어영상학, 건축공학 등 다양한 전공의 참여자들은 관심 분야도 조금씩 다르다. 디지털디자인을 전공한 현북진(27)씨는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IT 분야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활동 중”이라며 “사물인터넷 시대인 만큼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HCI) 부문에도 흥미를 가지는 참여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활동비 등의 금전적 보상을 받지 않는 대신 우수 활동이 인정되면 인턴십 기회 등을 얻을 수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상품에 반영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날 우수활동가로 뽑힌 황선경(27·여)씨는 “사용자가 화면을 톡톡 치면 그 자리에 자주 쓰는 메뉴가 나오는 UX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아이디어는 실제 서비스에 반영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UX개발센터 이용주 과장은 “서비스를 주로 사용하는 20대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현장감 있는 이야기가 서비스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기획] IPTV·스마트폰 ‘UX’ 사용자에 길을 묻다
입력 2014-07-02 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