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의 흐름을 잘 탔습니다. 전통적인 미디어 환경에선 국가별로 칸막이가 있었죠. 아시아에선 인기 있는 스타여도 유럽에선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처럼요. 지금은 공급자가 노력하지 않아도 누구나 우리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게 된 겁니다. ‘사용자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특징이 생긴 거죠.”
서황욱(43) 구글코리아 유튜브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상무가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KBS에서 열린 ‘한류, 새로운 지평을 향하여’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KBS와 한국언론학회가 공동 주최했다. 사전 신청을 한 시민들과 언론, 문화계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안제현 삼화네트웍스 대표, 저우위보 피플닷컴코리아 대표,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보컬 손동운 등이 참석해 한류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고 한류 2막을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서 상무는 ‘SNS를 통한 K팝 마케팅’이란 주제에 맞춰 강연자로 나섰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의 유튜브 사이트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업로드할 수 있고 스트리밍 형식으로 시청할 수도 있는 소셜미디어 중 하나다. 가수들의 음악 콘텐츠부터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도 이 사이트를 통해 한류 팬들과 만나고 있다.
서 상무는 “한류에도 계층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시장이 성장했다는 증거”라며 “가수 싸이부터 국내에선 인지도가 낮은 신인 가수들까지 다양하게 해외에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시대”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또 “싸이의 인기는 온라인 미디어 소비 행태를 바꾼 대표적 사례”라며 “단순한 한류 성공을 넘어 뉴미디어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0년 한국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유튜브 사이트에 올린 콘텐츠의 조회수는 모두 합쳐서 7억건이었다. 하지만 올해 전문가들의 예상에 따르면 국내 스타들의 콘텐츠 조회수는 70억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서 상무는 “단 4년 만에 10배 이상의 조회수가 나왔다는 것과 특히 이 조회수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해외의 열렬한 반응이 아니고서는 달성할 수 없는 업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온라인 미디어의 방향성에 대해 묻자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커버 영상을 예로 들었다. “최근 한류 스타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표현으로 팬들은 직접 노래를 부르고 연주를 하고 춤을 추면서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스타들이 그들의 반응과 댓글 등에 반응하며 관계를 만들고 교감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또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볼 때 ‘나만의 것’ ‘퍼스널 미디어’라고 느끼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SNS를 통한 한류 확산에 장밋빛 미래만 남은 것은 아니다. 그는 “뉴미디어 시대에는 새로운 관점에서 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시도와 가능성을 열어두고 해외 시장을 언제나 새롭게 보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국내 스타 유튜브 조회 90%가 외국서 유입… 한류 2막, 그들과 교감하고 관계 만들어야”
입력 2014-07-02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