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 졸업생이나 은퇴한 목회자가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신학대 교수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러브월드(대표 권오서 춘천중앙교회 목사)는 교계 교수 인력을 인도네시아 3개 국립 신학대에 파송하는 양해각서(MOU)를 인도네시아 정부와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은퇴 교수는 물론이고 신학을 전공한 목사 등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채용 심사는 러브월드가 맡으며 선발 기준과 절차, 인원은 추후에 결정된다.
국내 개신교 단체와 인도네시아 정부가 한국 기독교 교수 인력을 파송하는 약속을 주고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교도를 보유한 국가로 인구(2억5000여만명)의 85%가 이슬람교를 믿는다. 기독교인은 8%에 불과하다.
MOU 체결에는 러브월드 자문위원인 어성호 선교사와 인도네시아 종교부 오디따 후타바라트 차관의 힘이 컸다. 후타바라트 차관은 기독교인으로 오래 전부터 어 선교사와 친분을 쌓아왔다. 어 선교사는 “이번 MOU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해외 개신교 단체간의 첫 협력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러브월드 이사인 장성배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과거에도 한국인 중에 혈혈단신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신학대 교수가 된 사례가 없진 않다”며 “하지만 교수 파송이 제도화돼 지속적으로 진행되게 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 개척이 여의치 않은 신학대 졸업생이나 선교로 인생 후반부를 보내길 원하는 ‘실버 인력’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 “한국 기독교가 급성장한 데는 해외 선교사들이 직접 한국인 목회자를 키워냈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주도해 인도네시아인 목회자를 육성하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자평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러브월드와 MOU를 체결한 건 특정 신학대만을 파트너로 했을 경우 교수 인력 충원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러브월드는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국내외 선교 활동을 지원하는 단체로 지난 4월 만들어졌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신학대 졸업생·은퇴한 목회자, 인도네시아 신학대 강단에 설 기회 열렸다
입력 2014-07-02 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