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기재부 간부들 세종청사 비우는 이유는…

입력 2014-07-02 02:08 수정 2014-07-02 04:12

요즘 기획재정부 국장급 이상 간부들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도통 찾아보기가 힘들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가 있는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는 날이 잦기 때문이다. 최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기 위한 것인데, 청문회 준비보다는 인사를 앞두고 줄서기 경쟁이 치열하다는 후문이다. 지난 30일 예산실과 세제실을 제외한 기재부 국장급 이상 간부 전원은 세종시를 비웠다. 차관 2명, 차관보급 6명, 국장급 11명(공석인 복권위원회 사무처장 제외)이 한꺼번에 외부 출장을 간 것이다. 녹색기후기금(GCF) 관련 업무를 위해 해외출장 중인 유광열 국제금융협력국장을 제외하면 모두 서울로 갔다.

대외경제장관회의, 야당 보좌진 설명회, 언론사 경제부장 간담회 등 일부 공식 행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최 후보자의 청문회 준비나 업무보고 차원이었다. 다음날인 1일에도 세종시엔 이들 중 4∼5명만 남고 나머지는 대부분 최 후보자 앞으로 갔다. 1주일에 절반 이상은 통의동으로 출근하다 보니 기재부 공무원들 사이에선 '기재부가 마치 통의동에 있는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처리해야 할 경제정책 과제가 겹겹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국장급 간부들이 청문회 준비에만 몰두하다 보니 인사를 앞두고 차기 경제 수장에 미리 눈도장을 찍으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온다. 기재부 사무관은 "주요 정책들이 '최경환식'으로 코드가 바뀌고 있다"며 "인사에 목말라하던 간부들의 줄서기가 시작된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의 한 국장은 "업무 출장 때문에 서울행이 잦았을 뿐 줄 설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세종=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