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이영애(43)가 생명이 위독했던 대만 조산아를 위해 1억6000만원을 쾌척했다. 이 사실이 30일 대만 중앙통신(CNA) 등 대만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대장금’으로 큰 인기를 얻은 이영애가 이번 일을 계기로 대만에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평소 한류 팬인 대만인 부부는 지난 2월 한류관광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당시 임신 7개월째였던 여성은 호텔 화장실에서 넘어지면서 몸무게가 채 1㎏이 되지 않는 미숙아를 출산했다. 혼자서는 정상호흡이 불가능했던 아기는 인큐베이터에서 성장했고, 간과 담낭 등에 문제가 생겨 생명이 위독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지난 4개월간 순천향대학병원과 서울대학병원에서 한 차례씩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상태는 좋아졌지만 문제는 거액의 치료비. 부모는 100만 위안(1억6000만원)에 이르는 병원비를 치를 형편이 안돼 퇴원을 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렀다.
딱한 사연은 한국에 거주하는 대만인 사이에서 퍼져 나갔다. 아기 부모는 대만 외교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영애는 우연히 대만인을 통해 아기의 딱한 사연을 전해 듣고 흔쾌히 병원비 전액을 대신 내줬다. 지난 29일에는 병원을 찾아 아기와 부모를 만났다. 이영애와 산모는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보듬었다. 아이와 산모가 입원한 인천 국제성모병원도 이영애가 소개했다. 이영애는 평소 이 병원에 기부를 하고 있다.
이영애의 소속사 리에스 측은 1일 “처음에는 이영애씨가 몰래 도우려고 했지만 아기 엄마가 도움을 주신 분을 꼭 만나 인사하고 싶다고 수차례 부탁해 신분을 노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이를 국내 언론에 알리지 않았으나 병원에 와 있던 대만 매체를 통해 알려지게 됐다.
대만 중앙통신은 “아기 엄마가 이영애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고, 이영애는 이제 3.27㎏으로 자라난 아기가 앞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사랑받으며 자라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기와 부모는 30일 대만으로 돌아갔다. 이들이 떠난 자리, ‘반한(反韓) 감정’은 사라지고 침체됐던 한류 분위기가 되살아났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이영애 선행, 대만을 감동시키다
입력 2014-07-02 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