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담는 그릇 사회적기업] 정부 포장 김영도 두레마을 대표, 최초 ‘사회적프랜차이즈’ 도입

입력 2014-07-02 03:09
김영도 두레마을 대표(오른쪽)가 1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사회적기업의 날 기념식에서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정부 포장을 받고 있다. 서영희 기자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1일 열린 사회적기업의 날 기념식에서 최고 영예인 정부 포장을 수상한 김영도 두레마을 대표.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실직 상태였던 김 대표를 사회적기업가로 변모시킨 계기는 자활사업이었다. 김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활사업 실무를 하면서 제대로 된 모범 사례를 만들어보자는 욕심이 생겼다”며 “뜻을 함께하는 21명과 함께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두레마을의 역사는 ‘혁신’ 그 자체다. 2003년 충남 연기군에서 청소 및 세차 용역 관련 자활사업 팀장을 맡았던 김 대표는 열악한 근로환경을 접하고 ‘정장 차림으로도 세차를 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세차용품이 외제 일색인 데다 한 대의 차를 세차하는 데도 수십ℓ 이상의 물이 사용되는 비효율을 개선하고 싶었다.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 개발한 게 ‘회오리 에어 세차법’. 액체를 미세입자로 분사하는 초음파 에어건으로 얼룩과 먼지를 없애 실내에서도 쉽게 세차할 수 있는 기술이다. 1대 세차에 100㎖의 물을 사용해 친환경 세차도 가능케 됐다.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초로 ‘사회적프랜차이즈’를 도입, 가맹점을 전국에 29개로 늘렸다. 취약계층 고용을 늘리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가맹비 없이 노하우를 전수했다.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게 여전히 고민이라는 김 대표는 또 다른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자사 제품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제조업 등록을 했고 벤처기업 인증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공공기관 납품을 목표로 초음파 신발 세척기도 개발, 특허도 출연했다.

대통령 표창을 받은 사회적기업 제너럴바이오의 서정훈 대표 역시 혁신의 대명사다. 2007년 자녀의 아토피 치료를 위해 전북 완주로 이사한 서 대표는 유해제품으로 인한 질병 등 사회 문제를 기업을 통해 풀기로 마음먹고 그해 11월 창업했다. 대기업 소재 분야에서 10년간 일했던 경력을 밑천 삼아 친환경 생활용품과 기능성 화장품, 바이오식품을 개발했다. 그는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연구·개발(R&D)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연구 인력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원료와 자재도 지역 산물을 이용했고 지역 내 협력업체를 설립해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섰다. 생활협동조합과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 등의 판로도 확보했다. 2012년 35억원이던 매출이 올해 80억원을 바라볼 정도로 성장했고,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20개국에 수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사회적기업이 여는 따뜻한 세상’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선 두 기업 외에 행복나래, 이용권 우리은행 부행장 등이 사회적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념사에서 “앞으로 육성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 사회적기업 스스로 자생력을 길러나갈 수 있도록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기념식 직후 조달청, 한국사회적기업중앙회와 ‘사회적기업 공공판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사회적기업 주간을 맞아 2일 오후 3시에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사회적기업가 등 100여명이 참석하는 타운홀 미팅이 열린다. 오후 6시에는 고려대 슈펙스홀에서 대표 소셜벤처 기업가들과 함께하는 소셜벤처 토크콘서트도 개최된다. 3일에는 오전 10시부터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제포럼이 진행되며, 4일에는 오후 6시30분부터 광진 나루아트센터에서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공연’이 열린다. 특히 국제포럼에는 사회적기업과 관련해 세계 최대 연구단체인 EMES(EMergence des Enterprises Sociales en Europe·유럽 내 사회적기업의 출현)의 핵심 연구진이 대거 참석한다. EMES 공동설립자인 자크 드푸리니 벨기에 리에주대 사회적경제센터장이 기조연설을 하며 프랑스 르망대의 사회연대경제 석사프로그램 책임자인 에릭 비데 박사도 주제 발표에 나선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