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만 잘해도 먹고는 산다.’ 이 말은 제가 섬기는 동탄시온교회의 표어이기도 합니다.
이 표어를 만들게 된 동기는 이렇습니다. 어렸을 때 부친께서 가르치신 교훈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인사를 잘해라. 둘째, 음식은 반드시 나누어 먹어라. 부친은 이 두 가지를 강조하셨고 손수 실천하셨습니다. 동네약방에서 드링크를 사서 드시면 절대로 혼자 다 드시는 적이 없었습니다. 절반만 드시고 절반은 꼭 집으로 가지고 오셔서 제게 주셨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웃집 동네 아저씨를 하루에 두 번 만나면 두 번 인사하고, 세 번 만나면 세 번 인사해라. 만나는 대로 인사하라는 부친의 가르침 역시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되고 보니 이 두 가지가 우리 기독교 정신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됐습니다.
성경적인 배경은 이렇습니다. 어느 날 사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회심을 하고 예루살렘 교회에 초신자로 출석하게 됩니다. 그런데 예루살렘 교인 가운데 아무도 사울을 찾아가서 인사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선입견을 가지고 색안경을 쓰고 바라만 보았지 선뜻 손을 내밀고 인사하는 교인이 없었습니다. 그때 바나바라는 사람이 사울을 찾아갑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그 사울을 예루살렘 교인들에게 소개해 줍니다. 이렇게 하여 사울은 예루살렘 교회에 정착을 하게 되고 결국은 위대한 ‘사도 바울’이 되었던 것입니다.
27년째 목회를 하고 있는 저는 평소 설교 잘하는 목사님들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나도 저렇게 설교를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설교에 부족함이 좀 있더라도 ‘인사를 잘하면 목회는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개척교회를 하면서 열심히 인사를 했습니다. 교회 주변 사람들, 관공서나 가게들, 노점상 분들에게 말입니다. 동사무소에 가서 동장님께 이렇게 인사를 드린 적도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동장님은 우리 동네 어른이신데 우리 교회 한번 오세요. 동장님이 격려 한번 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동장님은 결국 주일날 교회에 인사하러 오셨고, 그것을 계기로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계속 오셨습니다. 동장님은 6개월 뒤 세례를 받았고 2년 뒤 집사님이 되셨습니다. 신앙도 없고 교회도 처음으로 나오셨던 동장님이 인사 때문에 우리 교회 집사님이 되신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그렇습니다, 교회마다 문턱을 낮춘다고 하지만 아직 문턱이 높기만 합니다. 특히 전통적인 교회일수록 ‘동질적 응집현상’(끼리끼리 현상)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성도의 교제라고 부르며 어울리는 몇 사람들과만 몰려다닙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우리 기독교가 이웃을 향해 열려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교회는 예배시간마다 교회 표어를 외칩니다. “인사만 잘해도 먹고는 산다.” “인사만 잘해도 정복할 수 있다.” “인사는 전도다.” 그 일환으로 전 성도 명찰 달기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 먼저 인사하기 운동을 합니다. 출석성도 2500여명(주일학교 포함)이 이름 보고 인사하고 교제를 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교회 분위기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듣곤 합니다. 한국교회여, 부디 이제 감동을 넘어 기절시키는 서비스로 인사를 합시다. “인사만 잘해도 전도가 됩니다.”
하근수 목사(동탄시온교회)
[오늘의 설교] 인사만 잘해도 먹고는 산다
입력 2014-07-02 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