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마지막 주 각종 음원사이트 인기 차트. 유독 한 사람의 이름이 눈에 띈다. 걸그룹 오렌지 캬라멜의 멤버 레이나와 함께한 ‘한여름밤의 꿀’, SBS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OST ‘나 왜이래’, 그리고 지난 27일 발매된 래퍼 버벌진트의 ‘반도의 흔한 랩퍼’에는 모두 이 사람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래퍼 산이(San E·본명 정산·29)다.
2010년 데뷔한 뒤 대중성과 실력을 겸비한 힙합 뮤지션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최근 다양한 가수들과 콜라보레이션으로 대중음악계를 장악하고 있다.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아침 라디오 출연 일정을 마치고 나온 그는 인터뷰 내내 밝고 경쾌한 긍정의 에너지를 내뿜었다. 요즘 소속사(브랜드뉴뮤직)에서 제일 잘 나가고 있다고 너스레도 떨었다.
“음원 차트 20위권에 총 세 곡이 사랑을 받고 있어요. 놀랍고 영광스럽죠.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생각도 들고요. 나온 지 한 달도 넘은 곡까지 꾸준히 사랑해주셔서 뿌듯해요.”
그의 행보는 대중이 힙합을 더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데 일조했음이 분명하다. 특히 ‘한여름밤의 꿀’은 연인사이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며 주간차트 1위에 오를 만큼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레이나와 함께 녹음하는 순간부터 내가 떠올리던 퍼즐이 딱 맞춰지는 느낌을 받았을 만큼 자신 있었다”며 “여름밤 산책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그의 음악을 두고 대중이 으레 가진 편견 속 힙합(강하고 비판적인 이야기)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따른다. 그는 “강하거나 부드럽거나 둘 다 내가 느끼는 힙합이고 이를 알리는 것이 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힙합음악을 좋아하지 않았던 대중들이 나로 인해 부담 없이 힙합을 즐길 수 있게 됐다면 그거야말로 내가 할 일을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산이는 오는 3일부터 래퍼 서바이벌인 Mnet ‘쇼미더머니 시즌 3’에서 에픽하이의 타블로, 배우 겸 가수 양동근, 래퍼 스윙스, 마스터우 등과 함께 멘토로도 활약한다.
9월을 목표로 정규 앨범 발매 계획도 내비쳤다. 그는 “2CD 형태로 준비하고 있다”며 “제 내면의 어두운 부분과 대중성을 가미한 두 가지 느낌으로 나눠 표현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눈치 보지 않고 해낼 때 후회도 없고 대중과도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대해주세요.”
김미나 기자
대중성·실력 겸비 래퍼 ‘산이’… “‘한여름밤의 꿀’ 레이나와 녹음할 때부터 자신 있었죠”
입력 2014-07-02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