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유인원의 진화? 그래픽의 진보!

입력 2014-07-02 02:35
영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이하 ‘혹성탈출2’)은 올여름 최대 기대작 중 하나다.

전작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은 전 세계 박스오피스 4억8000만 달러(4860억원)의 수익을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전편에서 오랑우탄·침팬지·고릴라·원숭이 등 유인원들은 자신을 가두고 학대한 인간으로부터 탈출해 자유를 쟁취했다. 마지막엔 인간들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장면이 나와 세계질서가 바뀌게 될 것임을 암시했다.

‘혹성탈출2’는 그로부터 10년 후의 이야기다. 인류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멸종위기에 처한 반면 ‘시저’가 이끄는 유인원은 사회를 형성하고 번영을 이뤘다. 한동안 서로의 존재를 잊고 있던 두 종족은 우연히 다시 맞닥뜨리고, 인간과 유인원 모두 가족을 지키기 위해 생존을 걸고 충돌한다.

최근 하이라이트 시사회는 ‘혹성탈출2’의 기술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유인원의 털 하나하나에 눈길이 갔다. 빗물에 흠뻑 젖은 털, 빗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털, 습기를 머금었지만 완전히 젖지 않은 털, 먼지가 내려앉은 마른 털 등 화면 속 유인원들의 실감나는 터럭들은 2D 화면으로 보아도 놀라웠다.

유인원의 리더 시저 역은 영국배우 앤디 서키스(50)가 맡았다. 그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골룸, ‘킹콩’에서는 킹콩 역을 했던 베테랑 배우. 이번에도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유인원 시저를 연기했다.

기술의 핵심은 ‘퍼포먼스 캡처’다. 배우의 표정·동작을 감지하는 센서를 통해 디지털 캐릭터의 다양한 모습을 구현해내는 기법이다. 배우의 얼굴과 몸에 센서를 부착해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면 그 움직임을 디지털 신호로 읽어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한다. 배우의 연기가 유인원의 연기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아바타’(2009)에도 쓰였던 이 기술은 5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이전 작품들이 실내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면 ‘혹성탈출2’은 대부분의 촬영을 열대우림 등 실제 야외에서 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라이브 퍼포먼스 캡처’ 방식이다.

최근 방한한 웨타 디지털(후반작업을 맡은 뉴질랜드 회사) 임창의 선임조명감독은 “‘아바타’ 이후 웨타는 기술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했다. ‘아바타’의 기술력이 ‘마티즈’라면 혹성탈출은 ‘그랜저급’”이라고 설명했다. 맷 리브스 감독, 오는 16일 개봉, 12세가.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