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잠수사 유계열(56)씨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침몰 현장을 찾아 거센 조류를 마다않고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9일간 팽목항에 머물면서 직접 텐트를 치고 쪽잠을 자며 숙식을 해결했다. 그의 머릿속엔 오로지 구조밖에 없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터질 것 같았어요.”
해군에서 복무한 뒤 1981년 제대한 유씨는 특기를 살려 잠수업에 종사했다. 10년 뒤 그는 우연히 물놀이를 왔다가 남한강에 빠진 5살 아이의 시신을 찾는 일을 맡았다. 안타까움과 슬픔이 밀려와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그때부터 유씨는 페리호 침몰,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강원도 폭설 피해 등 재난 현장에 빠짐없이 발도장을 찍었다.
20여년간 구조 봉사를 도맡아온 그에게도 이번 세월호 참사는 충격이었다. 구조 환경은 열악했고 사고 직후 비가 내리는 등 날씨도 최악이었다. 그러나 유가족들의 눈물을 못 본체할 수 없었다. 정해진 잠수시간을 꽉 채우고 올라오면 실신할 정도로 몸이 아팠다. 유씨는 “사고 현장에 올 때마다 힘들고 위험도 따르지만 사명감이 생긴다”며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변정수(40·여)씨는 1998년 CF 출연료 전액을 사회단체에 기부하며 나눔활동을 시작했다. 2003년 굿네이버스 홍보대사에 위촉된 이후 60여회에 걸쳐 독거노인 등을 위한 기부활동을 펼쳤다. 개인 쇼핑몰 수익금의 5%를 결식아동 지원금으로 내놨고 매년 온 가족이 아프리카와 네팔 등을 방문해 굶는 아이들에게 식량을 지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30일 ‘2014년 제2차 행복나눔인’ 시상식을 열고 유씨와 변씨를 비롯해 생활속에서 나눔을 실천한 40명에게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여했다. ‘행복나눔인상’은 나눔을 실천해 사회적 귀감이 된 인물을 발굴·시상하는 제도로 2011년부터 시작됐다. 올해는 지난 3월 1차로 40명이 선정된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시상이다.
수상자에 포함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반딧불이봉사단은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 사업과 무료 김장 담그기, 연탄배달 등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미스코리아 수상자 출신으로 구성된 봉사단체 녹원회는 나눔 바자회 등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백혈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 저소득층 지원 등에 사용한 공로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보건복지부는 “국민행복과 사회통합을 위한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나눔 실천자 포상을 확대하고 나눔기본법 제정 추진 등 제도적인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사회 밝히는 희망 전도사들
입력 2014-07-01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