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중구 동호로 앰배서더 호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통합 증경총회장 연합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양 교단의 증경총회장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한 뿌리에서 출발한 합동과 통합은 1959년 세계교회협의회(WCC) 가입 등에 대한 의견차로 갈라진 뒤 각자의 길을 걸었다. 이후 이들은 국내 1, 2위 교단으로 성장했지만 ‘한국기독교 역사상 가장 큰 분열을 야기해 한국교회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양 교단의 대표 목회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분열 후 55년 만으로, 나눠져 있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분열의 아픔을 치유하자는 열망에서였다.
예배에는 합동 측 증경총회장 23명, 통합 측 증경총회장 23명이 참석했다. 어색했던 분위기는 예배가 진행될수록 화기애애해졌다. 대표기도를 맡은 합동 제78대 총회장 최기채(광주 동명교회) 원로목사는 “오랫동안 헤어져 있던 사랑하는 형제들이 모였다”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서로 화합해 나라와 민족에 희망을 전하는 일에 앞장서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통합 제93대 총회장 김삼환(서울 명성교회) 목사는 시편 133편 1∼3절을 본문으로 한 설교에서 “한국교회의 분열은 합동과 통합이 분열되고,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데서 촉발됐다”며 자성했다. 이어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시고 느끼셨던 희열과 감동을 형제가 연합하고 동거하는 모습을 보고, 동일하게 느끼신다”고 말했다.
통합 제56대 총회장 방지일(영등포교회) 원로목사는 격려사에서 “‘교회의 연합’을 말로만 외치지 말고, 먼저 우리가 주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새 생명을 받았고,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는 ‘같은 믿음’을 가진 동역자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신랑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하기 위해 단장을 해야 한다”며 “단장을 하는 방법은 주께서 욕심을 버리고, 생명을 내놓으신 것처럼 동역자들과 연합하고, 서로를 위해 양보·희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 제89대 총회장 서기행(대성교회) 원로목사는 양 교단 협력의 의미를 설명했다. 서 목사는 “지난 3월부터 합동 증경총회장 5명(한석지 최기채 김동권 서기행 홍정이 목사)과 통합 증경총회장 5명(림인식 김창인 박종순 김순권 김삼환 목사)이 모여 한국교회의 연합, 민족과 세계복음화를 위해 두 교단이 협력하자고 뜻을 모은 것이 오늘 이 예배로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임이 양 교단 화합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며 “한국교회의 오랜 숙원인 두 교단의 교류와 협력이 나눠진 한국교회를 합치고, 더 나아가 한국사회 보수와 진보의 화합과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는데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우리가 죄인입니다. 그동안 너무 오랜 시간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 만남의 시간을 갖자”고 다짐했다. 이들은 8월10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양 교단 목사와 장로, 평신도들을 초청해 한국교회의 회복과 치유를 위한 연합기도회를 열기로 결의했다. 실무 준비위원으로 합동측에서는 서기행 김동권 홍정이 목사, 통합측에서는 김순권 김삼환 조성기 목사가 선임됐다.
예장 합동·통합 증경총회장 연합예배 참석자 명단
*예장합동 참석자
한석지 김동권 서기행 김도빈 장차남 변남주 이해민 김삼봉 김용실 박갑용 김준규 김정중 길자연 최병남 정준모 최기채 홍정이 서정배 이기창 목사 권영식 심판구 강자현 김상술 장로(이상23명)
*예장통합 참석자
방지일 림인식 남정규 김윤식 김창인 정복량 박종순 민병욱 유의웅 이규호 최병두 최병곤 김순권 안영로 이광선 김영태 김삼환 지용수 김정서 목사 계준혁 김건철 김범열 이흥순 장로(이상23명)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예장 합동-통합 증경총회장들 한자리에… 55년만에 형제들이 모였다
입력 2014-07-01 03:50 수정 2014-07-01 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