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세계 금융시장 위험한 행복에 도취”

입력 2014-07-01 02:24
국제결제은행(BIS)은 세계 금융시장이 ‘현실과 유리된 행복감’과 ‘잘못된 안정감’에 빠져 있다고 경고하면서 주요국 정부가 금리 정상화(인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30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 격인 BIS는 연례보고서에서 “초저금리 정책은 정부와 시장이 잘못된 안정감 속에 안주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BIS는 놀라울 정도로 활황인 자본시장과 회복세가 미약한 경기의 불일치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자본시장과 부동산시장의 반등이 부실한 기반 위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현실 인식이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BIS 통화경제국장은 “과도한 차입에 의존하는 성장전략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지금이 개혁의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집중하느라 무시한 위기의 요인들을 물리치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BIS는 오래전부터 극도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2003년에도 글로벌 금융 리스크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었는데, 그 우려는 몇 년 뒤 금융위기로 현실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주식과 채권, 상품가격을 나타내는 금융시장 6대 지수가 상반기에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주식·채권·상품시장이 동반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는 1993년 이후 21년 만이다. 이에 대해 ‘대안정기의 시작’으로 보는 낙관론도 있지만, 2007년 금융위기 직전의 상황과 흡사해서 “폭풍 전 고요가 아니냐”며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국제금융센터 황재철 연구원은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 축소는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한 측면이 있어 향후 신흥국 불안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부각될 경우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