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사흘 앞둔 30일 “북핵 포기는 없다”고 거듭 천명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북핵 포기는 영원히 실현될 수 없는 개꿈’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제는 괴뢰들이 북핵 포기라는 어리석은 망상에서 깨어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정책과 노선에 무슨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것은 하늘이 무너지기를 고대하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3일 한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먼저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난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노동신문은 “괴뢰 집권자(박 대통령)는 국제사회가 북이 핵을 포기하도록 일관된 신호를 보내야 한다느니,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와 원칙이니 하며 법석 떠들고 있다”며 “심지어 관련국들이 북핵 포기를 위한 견인기가 돼달라고 애걸복걸하고 있다”고 폄하했다. 이어 “침략적인 핵 공갈 정책이 전환되지 않는 한 우리의 핵 억제력은 날이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강도 높은 비난은 시 주석이 북한보다 남한을 먼저 찾은 데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 정권 수립 후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보다 남한을 먼저 찾은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아 북한 지도부로선 자존심이 많이 상한 상태다.
북한은 아직 시 주석의 방한에 대해선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중국에 대한 경계태세는 강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26일과 29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참석 하에 새로 개발한 전술유도탄과 전술로켓을 시험발사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특히 김 제1비서는 전술로켓 시험발사 자리에서 “우리 인민에게 가장 소중한 평화적 환경은 그 누가 마련해주는 것이 아니고, 우리 힘이 강할 때만 지켜진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중국의 도움 없이 자위적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시진핑 3일 방한] 北 “북핵 포기는 망상” 시진핑 南 먼저 방문으로 자존심에 상처
입력 2014-07-01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