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자연 속에서 아름답고 감미로운 지중해 음악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아시아의 대표적인 클래식 축제로 자리 잡은 대관령국제음악제가 15일부터 8월 5일까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 등에서 열린다. 올해 11회째인 대관령국제음악제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문화올림픽’의 기치를 내세우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정명화(첼리스트)·정경화(바이올리니스트) 두 예술감독은 3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참가 연주자와 일정 등을 발표했다. 이번 음악제의 주제는 ‘오 솔레 미오(O Sole Mio·나의 태양)’로 햇빛이 눈부신 지중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남유럽의 음악을 들려준다. 모차르트, 슈만, 차이콥스키 등 숱한 음악인들이 자연과 낭만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영감을 얻었다.
정명화 감독은 “남유럽은 그리스 로마 신화와 문명에서부터 위대한 현악기의 명가 스트라디바리가 있었던 곳이고, 포르테, 알레그로, 아다지오와 같은 음악용어들이 생겨난 곳이기도 하다”며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와 신예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해 고전과 현대음악을 선사하는 이번 음악제는 클래식 애호가나 입문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제에서 총 101곡이 연주된다. 24일 ‘저명연주가 시리즈’ 첫 무대를 장식하는 이탈리아 작곡가 보케리니의 ‘기타 오중주’는 스페인의 플라멩코 댄서 벨렌 카바네스가 중국 출신 기타리스트 수페이 양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중국 첼리스트 지안 왕과 수페이 양의 협연으로 피아졸라의 탱고음악을 들려주는 무대도 마련된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스타들도 음악제를 처음 찾는다. 한국계 소프라노 캐슬린 김과 미국 출신 메조 소프라노 엘리자벳 드숑이 26일 알펜시아 뮤직텐트에서 로시니의 오페라 아리아를 선사한다. 올해도 ‘음악의 아버지’ 바흐에 대한 연주가 마련된다. 손열음 김태형 김다솔 등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 3명이 30일 ‘오마주 투 바흐’ 무대에 오른다.
두 예술감독의 무대도 만나볼 수 있다. 정명화 감독은 차이콥스키와 베토벤의 곡을, 정경화 감독은 슈베르트와 비발디의 곡을 선보인다. 솔로 타악기 무대가 처음 마련되는데, 아버지에 이어 2대째 퍼커셔니스트로 활동하는 박윤이 작곡가 진은숙의 음악을 연주한다. 8월 2일 대관령국제음악제 앙상블 공연은 스페인 지휘자 안토니 모스 바르바가 이끈다.
대관령국제음악제는 동계올림픽에 맞춰 2016년부터 겨울 음악제도 병행할 계획이다. 김성환 강원문화재단 이사장은 “대관령은 여름뿐 아니라 겨울도 매우 아름답기 때문에 올림픽을 앞두고 겨울에도 음악제를 열 필요가 있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재정적으로 자립하는 것인데 음악제에 참석한 분들이 올림픽 문화 부문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대관령에서 즐기는 지중해의 태양과 음악
입력 2014-07-01 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