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C&C 지분 4.9% 대만 훙하이에 매각

입력 2014-07-01 02:18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C&C 지분 4.9%를 대만 훙하이(鴻海)그룹에 매각했다. 훙하이그룹 측에서 먼저 지분 매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훙하이그룹은 전략적 투자, 최 회장은 개인채무 변제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SK C&C는 그룹 지배구조에서 정점에 있는 기업이다.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을 장악하고 있다. 최 회장은 SK C&C를 통해 SK㈜를 지배하고 있다.

훙하이그룹은 자회사인 베스트 리프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최 회장이 보유한 SK C&C 지분 245만주를 3810억원에 매입했다고 30일 대만증시에 공시했다. 시간외 거래를 통해 지분을 사들였고, 주당 매입가격은 15만5500원이다.

최 회장의 SK C&C 지분은 33.1%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최대주주다.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 5명의 SK C&C 지분율은 기존 48.53%에서 43.63%로 줄었다.

최 회장은 지분 매각대금을 개인채무 변제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훙하이그룹 측은 장기적 목적의 전략적 투자라고 밝혔다. 훙하이그룹은 “이번 투자로 SK C&C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고 앞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훙하이는 애플 등의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팍스콘의 모기업이다. 최근 전기차, 클라우드 컴퓨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기술력 있는 ICT 기업과 손잡는 방안을 추진하다 3개월여 전 SK C&C 지분 인수를 타진하고 협상을 벌여왔다.

SK그룹 측은 “훙하이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중국과 대만 등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