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3일 방한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박근혜 대통령 간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와 북한 정권의 앞날에 대해 한·중 양국 정상이 서로의 관점을 폭넓게 공유하는 것이 최우선적 과제라는 진단이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29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북한 김정은 정권의 문제, 북한의 미래와 관련해 조용하고 솔직한 대화를 해서 공통의 이해를 형성하기를 기대한다”며 “이것이 미국의 이해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국제사회에 반항하는 북한을 바로잡는 것이 한·중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 돼야 한다”며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이 북핵 문제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되기를 희망했다.
중국이 주도해온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진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주를 이뤘다.
차 연구원은 “중국이 6자회담을 하려는 이유는 실제적 비핵화보다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위기지수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며 “하지만 한·미 양국은 협상 테이블을 차리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과 더글러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부회장도 한목소리로 “북한의 강경한 태도로 볼 때 북핵 문제에 대한 진전이나 돌파구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한·중 간 외교적 밀착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다. 클링너 연구원은 “중국과 가까워지는 행보를 보여도 우려하지 않을 정도로 박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존중과 신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차 연구원은 “미국은 한국과 중국이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도 “한·미동맹 관계가 견고할수록 중국은 한국을 존중할 것이고 약해지면 중국은 한국을 속국처럼 다룰 것”이라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시진핑 7월 3일 방한] “한·중 정상, 對北 문제 허심탄회한 대화 필요”
입력 2014-07-01 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