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때문에 죽을맛” 엄살 떨더니… 건설사 상반기 해외 수주액 역대 최고

입력 2014-07-01 02:24
올 상반기 건설사의 해외수주 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잇따른 담합 제재로 망하기 일보직전이라던 건설업계의 하소연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올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37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09억 달러) 대비 21.5% 늘었다고 밝혔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국토부는 올해 해외수주 예상액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수주(186억 달러)에 힘입어 유일하게 700억 달러를 돌파했던 2010년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불과 열흘 전만 해도 건설사들은 울상을 지었다. 지난 20일 건설업계는 노대래 공정위원장을 만나 “잇따른 담합 제재로 대외이미지가 추락하면서 해외수주에 애를 먹고 있다”고 호소했다.

건설업계는 이날 담합 적발로 인해 조달청 등이 진행하는 공공입찰 참가자격이 6개월∼2년간 제한되는 제재를 완화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노 위원장은 “입찰 제한이 건설업계의 발전을 제약할 수 있다”며 이를 완화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국토부가 30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담합 적발과 해외수주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해외수주 실적 1위인 현대건설은 올 1∼5월 담합으로 인한 과징금을 가장 많이 부과 받았다. 적발건수도 3건으로 1위였다. 해외수주 3위인 SK건설 역시 같은 기간 3건의 담합이 적발됐다.

정부 관계자는 “건설업계 엄살에 정부가 속아 넘어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