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실버 선교사’가 뜬다

입력 2014-07-01 02:38
‘실버 선교’가 고령화 시대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실버 선교는 은퇴 후 선교 활동으로 인생 ‘후반전’을 보내려는 노년층 기독교인의 선교 사역을 일컫는 용어다.

장성배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30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길 감신대에서 열린 ‘감리교 실버선교 전략포럼’에 발제자로 나서 “실버 선교는 은퇴 후의 무기력함을 극복할 수 있게 만드는, 고령화 사회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버 선교사 중엔 젊은 선교사에 비해 연륜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많다”며 “이러한 전문성은 선교의 인프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버 선교는 우리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선교 영역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00년에 이미 ‘고령화사회’ 기준이 되는 7%를 넘어섰다. 한국은 2020년엔 노인 인구가 14%를 웃도는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포럼에서는 실버 선교의 많은 장점도 언급됐다. 현재 노년층 기독교인 중엔 외국어 능력이나 해외 체류 경험을 갖춘 인물이 많다. 이들은 젊은 선교사와 달리 자녀양육 부담이 없으며 경제적 여유도 있는 편이다. 장 교수는 “교단이나 교회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40대부터 실버 선교를 준비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후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 교수는 “실버 선교는 자비량(自備糧) 선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버 선교사가 교회 선교 예산에 부담을 주면 안 된다”며 “실버 선교사가 자비량 선교를 하지 않으면 젊은 선교사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교 훈련 기관들은 실버 선교 맞춤 훈련을 실시해 예비 실버 선교사를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감리교 실버선교 전략포럼’은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의 국내외 선교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4월 만들어진 ㈔러브월드가 주최한 행사다. 포럼에는 기감 선교국 소속 임원들을 비롯해 약 3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실버 선교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실버 선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안을 쏟아냈다.

김양묵 기감 남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은 “실버 선교는 기감 본부 사회평신도국에서 하고 있는 재능기부 운동과 맥을 같이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강전 기감 장로회전국연합회 회장은 “실버 선교사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을 분석해 선교 전략을 세우는 참모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