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해 홈런을 칠게.”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간판타자 브랜든 벨트(26)가 암 투병 중인 소녀팬에게 약속했던 홈런을 치는 영화 같은 이야기가 일어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지역지 새너제이 머큐리뉴스는 30일(한국시간) 벨트와 그의 소녀팬 린지 드워킨(13)의 감동적인 사연을 보도했다.
지난 5월 초 오른 엄지 골절 부상을 당한 벨트는 재활을 마치고 최근 마이너리그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 27일 샌프란시스코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A 새너제이 자이언츠 소속으로 비살라 로하이드(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와 홈경기에 부상 후 처음 출전했다.
이날 시구는 최근 뇌종양 수술을 마친 드워킨이 했다. 드워킨은 벨트의 이름과 등번호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마운드에 섰다. 벨트는 시구가 끝나자 드워킨에게 다가가 “오늘 너를 위해 꼭 홈런을 치겠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관계자들은 아직 재활도 끝나지 않은 벨트가 홈런을 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벨트는 0-1로 뒤진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월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그리고 다이아몬드를 돌면서 드워킨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도 펼쳤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벨트는 야구공에 ‘드워킨에게, 나의 행운이 너에게도 깃들길’이라고 적어 드워킨에게 전달했다. 이어 “메이저리그에 복귀하면 드워킨 가족을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AT&T파크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드워킨은 “정말 내게 일어난 일일까. 꿈을 꾼 것 같다”고 감격한 뒤 “내게 가장 소중한 티셔츠와 야구공이 생겼다”고 말했다. 벨트는 뇌종양과 싸우던 드워킨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영화 같은 홈런
입력 2014-07-01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