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비전트립, 복음의 토양을 만들라

입력 2014-07-01 02:21

어느덧 7월입니다. 교회마다 여름성경학교를 비롯해 캠프와 해외 비전트립 등 활발한 교회 밖 활동을 진행합니다. 저는 1990년대 말 미얀마 태국 라오스 3국의 접경지역인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소수민족 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소수민족청소년축제’를 하고 있었는데, 그 행사를 후원하는 조직이 바로 일본의 한 전자회사가 지원하는 NGO였습니다. 행사를 준비한 일본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아, 이것이 일본의 저력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일본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일본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지금 전 세계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한국인이 들어가 있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합니다. 특히 그중에서는 복음 선교를 위해 들어가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비전트립 팀이 꾸려진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팀원 교육과 영적 성장이요, 다른 하나는 현지 선교라고 할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하려면 무엇보다 크리스천들의 조직문화와 삶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 드라마와 K팝 등 문화적 성공으로 한국 사람들의 모습은 화려하게 이미지화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필요 이상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습은 텔레비전을 통해 본 것들이고, 실제로 한국인을 만나본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한국인은 이럴 것이다’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한국인 중에는 크리스천이 많으며, 한국 크리스천은 이렇게 행동한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바울이 에베소교회에 말한 것처럼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엡 4:32)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크리스천의 삶은 완벽한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일을 만나지만 그것을 어떻게 처리해 나가고, 조직 안에서는 상대를 어떻게 존중하며 조화를 이루고, 서로 어떻게 은혜를 나누며 성숙해 가는지를 보여 주는 것입니다.

외국을 여행해 보면 확실히 살아가는 방식이 다릅니다. 이것이 바로 문화입니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에서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여 주는 것이 바로 복음 전파의 토양을 만들어 가는 중요한 요건이 됩니다. 시간에 쫓겨 리더와 팀원이 마찰을 빚는다거나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형식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선물을 나누어주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은 자세가 아닙니다. 언어가 제대로 통하지 않는다 해도 여유와 사랑을 갖고 현지인들을 만나며 그들의 삶을 차분히 들어주고 인정해 주는 시간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그것은 곧 팀원들의 성장에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비전트립을 통해 실제적으로 현지인을 만나 복음을 소개하고, 결단케 하여 세례를 준다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접근할 경우 그 후 발생하는 충돌과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그 일은 현지 주재 선교사들에게 맡겨두고 일단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의 삶의 증거를 보여 주는 것을 통해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 할 것입니다. 금년 여름도 젊은이들의 사역에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타나는 귀한 역사가 있기를 바랍니다.

최희용 목사 (예장 개혁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