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봉! 월드컵] 낙승이냐 이변이냐… 남미 vs 유럽 ‘자존심 대결’

입력 2014-07-01 02:00
아르헨티나와 스위스의 2일(한국시간) 브라질월드컵 16강전은 창과 창의 싸움이다. 양 팀은 나란히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각각 6골, 7골씩을 뽑아내며 막강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키 플레이어는 아르헨티나의 곤살로 이과인(27)이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에서 3승을 거두며 H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내용은 썩 좋은 편이 아니었다.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27)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다. 모두 메시의 원맨쇼로 승리를 거뒀다. 조별리그 2차전 이란전에서도 상대의 ‘침대축구’에 막혀 내내 고전하다 경기 막판 메시의 결승골로 힘겹게 승리했다.

따라서 아르헨티나를 상대하는 팀은 무조건 메시만 막으면 승리할 수 있다는 공식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스위스도 메시를 봉쇄하고 제르단 샤치리(23)를 필두로 막강한 공격력을 통해 대어를 낚을 채비를 단단히 하고 있다. 오트마르 히치펠트 스위스 감독은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에 대해 “무슨 일이든지 가능하다”며 이변을 예고했다. 메시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점을 이용하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아르헨티나에서 메시와 함께 최전방에 나서는 이과인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과인은 A매치 36경기에서 24골을 넣은 골잡이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선 아직 한 골도 넣지 못해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 이과인이 경기력을 끌어올리느냐 여부에 따라 아르헨티나가 낙승을 거둘지 스위스가 이변을 일으킬지 결정될 전망이다.

스위스는 샤치리가 버팀목이다. 샤치리는 16강 진출의 사활이 걸린 온두라스와의 E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조별리그 3경기에서 두 차례나 맨오브더매치(MOM)로 선정됐다.

‘진짜’ 메시와 ‘알프스 메시’ 샤치리가 맞붙는다는 점도 관심이다. 메시와 샤치리는 이번 대회에서 모두 왼발로만 골을 터뜨렸다. 나란히 1m69로 키가 똑같은 메시와 샤치리가 벌이는 최고의 왼발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또 16강 대진에서 남미와 유럽 국가가 맞붙는 것은 아르헨티나와 스위스 경기가 유일하다. 남미와 유럽 축구의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