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연 로번(30)이 할리우드 액션(시뮬레이션 액션)으로 네덜란드를 8강에 올려놓았다. 로번은 일부 할리우드 액션을 사과했지만 페널티킥 결승골을 이끌어낸 동작은 ‘진짜’라고 주장했다.
네덜란드는 30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 에스타디오 카스텔라오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16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4분 클라스 얀 훈텔라르(31)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멕시코에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결승골은 훈텔라르가 넣었지만 페널티킥을 유도한 것은 로번이었다. 로번은 페널티지역 내 골문 오른쪽에서 멕시코 수비수 라파엘 마르케스(35)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두 선수의 발이 가볍게 닿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로번은 두 팔을 들고 몸을 날려 쓰러졌다.
주심은 마르케스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든 뒤 네덜란드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훈텔라르는 오른발 슛으로 골문 왼쪽 구석을 열었다. 경기는 1분 뒤 그대로 끝났다.
로번은 페널티지역 안에서만 세 차례 쓰러졌다. 반칙을 유도하려는 듯 모든 동작이 컸다. 주심은 앞서 두 번의 동작에 대해선 파울을 선언하지 않고 경기를 계속 진행했다. 멕시코의 미구엘 에레라 감독은 “로번이 할리우드 액션에 따른 경고 누적으로 퇴장됐어야 했다”며 오심을 주장했다.
로번은 경기 뒤 네덜란드 NOS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전반전에 고의로 한 차례 쓰러졌다. 어리석은 행동이었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페널티킥 결승골로 이어진 동작에 대해서는 “페널티킥이 맞다”고 선을 그었다.
월드컵에서 할리우드 액션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브라질의 히바우두가 무릎에 맞은 공을 얼굴에 맞은 것처럼 속여 상대의 레드카드를 이끌어냈다. 같은 대회 16강전에서는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토티가 한국의 페널티지역 안에서 할리우드 액션으로 쓰러졌다가 주심에게 적발돼 퇴장을 당했다.
한편 이번 경기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도입한 ‘쿨링 브레이크’가 처음으로 시행됐다. 심판은 섭씨 32도를 넘는 찜통더위 속에서 지친 선수들을 위해 후반 30분쯤 경기를 중단하고 3분간 휴식을 지시했다.
네덜란드의 루이스 판 할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쿨링 브레이크 덕에 이겼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오는 6일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코스타리카와 8강전을 벌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8강행 액션… 네덜란드 로번, 멕시코와 16강전 후반 추가시간에 연출
입력 2014-07-01 0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