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무승부'로 끝난 6·4지방선거의 연장전인 7·30 재·보궐선거전에 본격 돌입한다. 새누리당은 국회 과반의석을 사수해야 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 승리로 정부·여당에 대한 '옐로 카드'를 보여줘야 한다.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승부지만 제각각 당 안팎으로 보완하기 어려운 취약점도 안고 있다. 이런 약점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결정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당내 분란=여당의 가장 큰 고민은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다. 새누리당은 6·4지방선거 당시 '대통령을 지켜 달라'는 국정안정론으로 승부했다. 하지만 대통령 지지율은 인사 참사 등으로 추락하고 있어 재보선에서 다시 대통령을 지켜 달라고 말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재보선의 가장 큰 환경적 변수는 대통령 지지율"이라며 "지지율이 55%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정부 심판 성격이 약해지겠지만 지금과 같은 45% 이하로 지지율이 유지된다면 정권심판 성격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대책, 지방선거 이후 인사 논란 등으로 재보선이 박 대통령 중간평가 성격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은 40% 초반까지 추락한 상태다. 여기에다 이달부터 다음달까지는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등 여당이 수세에 몰려 있는 이슈들이 줄줄이 잡혀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 간 갈등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특히 유력 주자인 서청원·김무성 의원은 연일 서로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가는 등 당내 분열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앙당은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전당대회 후보들에게 '경고성' 서한을 발송키로 했다.
재보선 공천도 문제다. 현재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전략공천 카드로 꼽힌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이들 중 대부분이 옛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라는 점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유력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은 이미 대부분 원내에 있는데다 지방선거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자 등 '유망주'가 차출되면서 마땅한 인사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선 거물급 인사를 동원해 판을 키우기보다 참신한 정치신인을 공천하고 전략공천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정치연합, 낮은 투표율에 공천 갈등 우려=새정치연합에 이번 재보선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재보선 지역 15곳 중 9곳이 새누리당이 보유했던 여당 우세 지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6곳 중 서울 동작을, 수원 팔달 등 4곳이 직전까지 여당 지역이었다. 정당 지지율도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새누리당에 비해 10% 포인트 정도 뒤지고 있다.
재보선 투표율도 새정치연합에 불리한 변수다. 재보선 선거일은 공휴일이 아니어서 투표율이 낮다. 2000년 이후 국회의원 재보선 평균 투표율은 34.9%에 그친다. 여기에다 7·30재보선 당일은 여름휴가 극성수기와 정확히 겹친다. 새정치연합 지지 기반인 20∼40대의 투표 참여율이 낮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김재윤 전략홍보본부장은 "인사 참사 등으로 여론 흐름은 새정치연합에 나쁘지 않지만 선거구를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여름 휴가철과 겹치는 선거 일정 때문에 낮은 투표율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공천 갈등도 수면 아래 잠복해 있다. 구 민주당과 안철수 공동대표 측의 화학적 결합이 더딘 상황에서 또다시 큰 선거가 닥쳤기 때문이다. 계파별 이해관계에 따라 공천 후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샅바싸움은 진행 중이다. 당내 강경 그룹인 '더 좋은 미래'는 최근 "당세 우세 지역에서는 역량 있는 참신한 인재의 과감한 등용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철 강기정 의원 등 16명도 지난 27일 중진 인사들의 우세 지역 출마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6·4지방선거 당시에도 새정치연합은 광주시장·안산시장 후보 공천을 두고 몸살을 앓았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서울 동작을이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동작을에는 안 대표의 최측근인 금태섭 대변인이 이미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거물급 인사인 정동영 상임고문 전략공천설도 나오고 있다"며 "공천 과정에서 내홍이 생긴다면 새정치연합이 반사이익을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7·30재보선 D-30] 여 “朴지지율 낮아서…” 야 “낮은 투표율 뻔한데…”
입력 2014-06-30 0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