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에 상생의 열쇠 있었네… 음원업체 멜론의 실험

입력 2014-06-30 02:44

지난해 휴가철에 T맵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목적지는 해수욕장이었다. 그중에서도 해운대해수욕장이 1위였다. 대천해수욕장, 을왕리해수욕장, 경포대, 꽂지해수욕장 등도 인기 있는 장소였다. 해수욕장 말고는 산과 계곡, 쇼핑몰·아울렛 등이 휴가철에 많이 검색되는 목적지였다.

T맵을 운영하는 SK플래닛이 지난해 6∼8월 총 1억4000건의 이용자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T맵 회원 수는 1740만명, 월 사용자는 770만명에 달한다.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사람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한 정보다. 어디가 인기 있는 장소인지, 사람 많은 곳을 피하려면 어디를 가지 말아야 할지도 한눈에 알 수 있다. 휴가철 특수를 노리는 상인들에게도 어느 곳이 공략 지점인지 보여준다.

국내 IT기업의 빅데이터 활용이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처리할 수 없었던 방대한 양의 정보를 분석해 의미 있는 정보를 만들고 이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7년까지 국내 빅데이터 시장을 배 이상 확대하고 5000명 이상의 고급 인력, 10개 이상의 글로벌 전문 기업을 키워낸다는 계획이다. 빅데이터 활용이 향후 인터넷 분야에서 중요한 먹거리가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국내 1위 음원 서비스인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년간 사용자 빅데이터를 외부에 개방키로 했다. 사용자들이 10년 동안 어떤 음악을 들었는지 정보를 분석해 기획사나 가수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골자다. 멜론 가입자는 2400만명이다.

지금까지는 기획사나 가수는 멜론에 음악을 올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지만 앞으로는 사용자가 선호하는 음악 장르, 들었던 음악 목록 등을 사용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사용할 수 있다. 멜론은 사용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팬 소비지수’를 개발해 기획사와 가수에게 제공할 계획이다.로엔엔터테인먼트 신원수 대표이사는 “아티스트와 사용자, 음악 시장이 함께 발전할 방법을 고민한 끝에 멜론의 가장 강력한 자산을 외부에 공유하게 됐다”면서 “획기적인 상생 모델로 음악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쇼핑에도 빅데이터 바람이 불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 ‘카페24’를 운영하는 심플렉스인터넷은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한 광고 전략으로 매출이 크게 오르고 있다. 카페24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 중인 곳은 75만개 업체로 여기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광고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부터 빅데이터 분석 광고 및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한 여성 캐주얼의류 전문몰 ‘데일리룩’은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이 40% 상승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