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자율협약 진통… 信保가 난색

입력 2014-06-30 03:52
동부제철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한 자율협약 결정이 진통을 겪고 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은행은 신용보증기금을 설득해 자율협약으로 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신보는 재무적 불확실성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29일 동부그룹 채권단에 따르면 채권은행은 자율협약의 결정권을 쥔 신보와 끝까지 협의한 뒤 30일 오전 채권단 회의를 열어 구조조정 향방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채권단 측은 “신보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라며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 달 7일 동부제철 회사채 7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이날 어느 정도 구조조정의 방향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실 자율협약 결정에 신보는 비협약 채권자인 신보의 찬성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회사채 신속인수제에 따라 700억원 중 산은 인수분 200억원을 제외한 500억원에 대해 신보가 60%(240억원)를 인수해야 한다. 신보가 인수하지 못하겠다고 나오면 다른 채권 은행이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이 때문에 신보가 자율협약 결정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것이다. 신보 관계자는 “인천공장 패키지 매각도 무산되고 동부 측에서 적극적으로 추가 담보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채권단 측에선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워크아웃보다는 자율협약이 바람직하다”고 맞서고 있다.

금융 당국은 채권단과 동부그룹이 협의할 문제이긴 하나 워크아웃보다는 자율협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워크아웃으로 가게 되더라도 개인투자자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