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젊은이들이 이라크 사태의 진원인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에 대거 가입해 그 수가 수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14세짜리 소년이 ISIL에 합류했다가 중상을 입었고 각국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도 터키를 ISIL 가담 경로로 이용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터키 일간지 휴리에트는 27일(현지시간) 정보 당국의 보고서를 인용해 친인척의 ISIL 가담을 신고한 건수가 163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 정부가 탈퇴시킨 터키 출신 ISIL 조직원이 3000명에 육박하지만 여전히 600∼700명의 터키인들이 ISIL에서 활동하고 있다. ISIL 소속으로 전투 중에 사망한 터키인은 현재까지 7명, 부상은 6명으로 파악됐다.
이들 대다수는 시리아의 ‘ISIL 캠프’에서 훈련을 거친 뒤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훈련소는 터키 국경과 인접한 시리아 땅에 설치돼 있어 터키 및 해외 출신 조직원들이 접근하기 용이하다. 터키는 ISIL이 장악한 지역과 접해 있고 입국도 까다롭지 않아 ISIL로 향하는 지하디스트들의 경유지로 통한다. 이달 초에는 ISIL 가담을 위해 터키로 향하려던 미국인 마이크 울프가 휴스턴 공항에서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체포돼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지난 22일에는 ISIL 소속으로 전투에 참가한 14세 소년이 중상을 입은 채 국경에서 발견돼 터키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터키 수도 앙카라 출신인 타이란은 남동부 킬리스주에서 친구 다섯 명과 함께 두 달 전 밀수꾼에게 20리라(약 1만원)를 주고 시리아로 밀입국했다. 친구들은 터키로 되돌아왔지만 그는 무장세력에 의해 훈련을 받은 뒤 작전에 투입됐다.
타이란의 아버지는 아들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누군가로부터 세뇌를 받은 뒤 ISIL에 합류했다고 진술했다. 타이란은 “교전 중 폭탄이 터져 다리를 다쳤고 조직원들이 기절한 나를 국경지역으로 태우고 와서는 버리고 갔다”며 ISIL 가입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터키 청년들 대거 ISIL 가입
입력 2014-06-30 02:01